김우중전경련회장 『수출 대책회의만 하면 뭐하나』신랄비판

  • 입력 1998년 9월 15일 07시 21분


김우중(金宇中)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이 14일 산업자원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수출지원대책위원회에 이례적으로 참석해 “정부의 수출정책이 현장에서는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당초 이날 회의에는 공식 멤버인 손병두(孫炳斗)전경련부회장이 다른 일정으로 불참하게 돼 상무급 인사가 대신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김회장이 박태영(朴泰榮)산자부장관과 통화한 후 ‘자의반타의반’으로 직접 참석하게 된 것.

김회장이 신랄한 정책비판을 하게 된 것은 금융기관측 참석자의 보고 때문. 이들이 수출보험공사 신용보증기관 시중은행 등에서 각종 지원을 펴고 있다고 설명하자 김회장은 ‘그렇지 않다’는 투로 강하게 쏘아붙였다.

김회장은 “금융지원책보다 더 시급한 것이 금리인하”라며 “우리의 수출가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은행권 금리를 내리는 방안부터 연구해야 하는데 정부는 이에 대한 용기와 의지조차 없다”고 꼬집었다.

김회장은 또 “수출대책회의를 몇 번씩 하면 무엇하느냐”며 “수출 관련 각종 수수료문제에 대해 금융권이 자금을 지원한다고 하지만 실효성이 없다”고 현실적인 지원책 마련을 강조했다. 박장관은 이같은 김회장의 발언에 대해 “그렇다니 매우 안타깝다”며 “그러나 정부도 수출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좀 더 긍정적으로 생각해 달라”고 김회장을 달랬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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