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그룹 구조조정 윤곽]『군살빼기로 물꼬…』

  • 입력 1998년 8월 9일 20시 27분


5대그룹을 중심으로 한 재계의 구조조정 움직임이 급류를 타고 있다. 이달말까지 빅딜(대규모 사업교환)을 포함한 자율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키로 정부와 합의함에 따라 일정이 촉박하다.

그룹마다 핵심기업과 남길 기업, 버릴 기업 등으로 사업분야를 분류하고 자체 인력조정에 들어가는 등 다양한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구조조정은 군살빼기부터〓재계는 명예퇴직 분사 소사장제도입 집단휴직 등을 통한 군살빼기로 일단 자체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이번주부터 자체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삼성은 그룹 계열사별로 임원급에 대한 대규모 인사를 금주중 단행할 예정이다. 최대 50%의 임원이 옷을 벗고 일반직원도 10∼20% 줄일 계획.

현대는 소사장제 도입과 정리해고를 통한 구조조정을 이미 진행중이며 정재계 2차 간담회 이후 구조조정 방안을 구체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일부 계열사들은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외자도입계획을 곧 발표할 예정이다.

대우는 주력 비주력 사업에 대한 재분류작업과 한계사업에 대한 자구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LG는 사업부문장 재량하에 이달말부터 10% 안팎의 인원감축을 주요내용으로 한 구조조정을 가시화한다는 방침. SK도 정보통신 전문그룹을 지향하는 기존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더욱 보완해 조만간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1대1 등 다양한 빅딜방안 모색〓지난달말 열린 1차 정책간담회 이후 각 그룹 구조조정본부는 빅딜문제를 포함한 그룹간 구조조정에 대해 활발히 의견을 교환해왔다. 재계 고위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복잡한 변수가 존재하는 삼각빅딜 방안보다 1대1 형태의 다자간 빅딜이 유력하다.

삼각빅딜 대상이었던 자동차 반도체 석유화학을 비롯해 이건희 삼성회장이 1차 간담회에서 언급한 항공산업분야와 정보통신 기계 방위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논의가 진행중이다.

재계는 이중 의견 조정이 비교적 쉬운 항공 철도차량 등의 분야에서 ‘스몰 딜’부터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삼각빅딜에서 제외됐던 정보통신 분야는 최근들어 빅딜 대상 업종으로 강력히 부상했다. 정보통신 전문그룹을 꿈꾸는 SK가 석유화학이나 가스 등의 에너지사업을 LG의 정보통신 사업분야와 맞바꾸는 안을 만들어 놓고 접촉을 시도중이다.

기계분야에서는 현대 삼성 대우중공업간에 물밑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삼각빅딜 대상이었던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과 LG반도체의 빅딜 안도 여전히 유효하다.

▼정부의 교통정리능력에 달렸다〓재계는 일단 어떤 방법으로든 이달안에 정부가 만족할 수 있는 빅딜의 밑그림을 제시해야 할 입장이다. 재계는 그러나 기업 스스로 빅딜문제를 단시간에 해결할 수 없다는 한계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기아자동차 문제와 10개 산업분야 구조조정안, 공기업 민영화 등은 빅딜과 직접적으로 맞물린 사안이다. 이때문에 5대그룹은 재계 스스로 내놓을 수 있는 부분부터 교통정리를 한 후 민감한 주력업종에 대해서는 정부와의 최종협의를 통해 일괄타결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김승환기자〉shean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