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전경련 노사정委 불참]재계,勞政 주도에 위기감

입력 1998-07-24 19:44수정 2009-09-25 06:40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경영자총협회에 이어 노사정위원회의 사측 공동대표인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4일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했다.

이에 따라 1기 위원회에서 합의한 고용조정(정리해고)의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놓고 대타협을 이루려던 정부의 복안은 상당기간 파행이 불가피하게 됐다. 파업이란 ‘파국’을 막으려다 노사정위원회의 틀마저 흔들릴 위기에 처한 것이 지금의 상황이다.

전경련의 탈퇴선언은 경총의 탈퇴선언을 따르지 않을 경우 ‘재계내 불협화음’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지만 기본적으로 정부에 대한 불신이 크게 작용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이달 10일 양대 노총이 탈퇴선언을 한 이후 노사정 3자가 마주 앉아 얘기를 나눈 적이 없었다”며 “정부가 기본적으로 노동계를 끌어들이려 집착해 화를 자초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경총의 입장도 마찬가지. 경총은 특히 이달 7일 30대 주요기업 인사노무담당위원회를 통해 △고용승계 반대 △구조조정 정부간섭 자제 △불법파업에 대한 적법한 처리 등을 요구했지만 전혀 먹혀들지 않은 데 대해 큰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한 관계자는 “법과 질서를 강조하는 정부가 일종의 범법자들을 협상테이블로 불러들이려 애를 쓰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1기 위원회에서 합의한 대전제가 무너지면 노사정위원회에 참가할 이유가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재계의 강경론은 노사정위원회가 이처럼 노정(勞政)위주로 흘러가는 것을 차단, 사측의 위상을 되찾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특히 23일 노정 8개 합의사항중 퇴출은행과 삼미특수강 등 개별 사업장의 노사문제를 노사정위원회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극력 저지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 관계자는 “노사정위원회가 초법(超法)적 기구로 자리매김될 경우 완전 정치논리에 휩쓸리게 될 것”이라며 “재계는 법 질서의 테두리내에서 3자합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재계는 일단 다음달로 예정된 경총 회장단회의에서 노사정위원회 재참가여부를 결정할 예정. 다만 그동안이라도 정부측 요구가 있으면 사정(使政)회동은 얼마든지 수용한다는 입장. 재계는 특히 정리해고의 시금석으로 평가받는 현대자동차 정리해고 부분에 있어 정부가 노동계의 요구를 끝까지 수용치 않은 사실에 주목하면서 정리해고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박래정·금동근기자〉ecopark@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