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봉보다 감원이 구조조정 효과적』…경제전문가 분석

  • 입력 1998년 2월 3일 20시 27분


감원과 감봉 중 어느쪽이 우리 경제에 유리할까. 평생직장 풍토가 뿌리깊은 우리 나라에선 대다수 봉급생활자들이 감봉쪽으로 기우는 편.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은 감원을 통한 고용조정 방법이 상대적으로 경제에 주는 충격이 덜하며 구조조정에도 도움이 된다고 조심스럽게 주장한다. ▼10%감원과 10%감봉의 파급효과 비교〓동서조사연구소 김신표(金信杓·경제학박사)책임연구원은 최근 생산요소 투입산출 모형을 약간 변형시켜 두가지 방안을 비교한 결과 10% 감원의 충격이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책임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피고용자 1천2백45만명(93년 기준)의 10%인 1백24만명이 각 기업에서 골고루 해고되면 이들의 임금지급 중단으로 소비가 줄어 추가적인 생산감소를 가져온다. 따라서 경제 전체적으로 생산액은 17조원 줄고 실업자는 1백60만명이 생겨나며 임금 역시 16조원이 줄어든다는 것. 반면 전 고용자의 임금을 10%씩 줄이면 비슷한 경로를 거쳐 생산액은 43조원이 줄고 임금은 20조원 정도 줄게 된다. 이처럼 감원이 감봉보다 충격이 덜한 것으로 나타나는 것은 실업자들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기초소비는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GE와 IBM의 고용조정 사례비교〓미 GE사는 87년까지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한 뒤 생산성 향상을 꾀한 케이스. 반면 평생고용 전통이 강한 IBM은 92년까지 경영악화에도 불구하고 대량해고를 망설이다 93년부터 뒤늦게 대량해고에 나섰으나 아직도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했다. 숭실대 조준모(趙俊模)교수는 ‘경영계’기고문을 통해 IBM이 86년부터 7년동안 10만명을 자발적으로 퇴직시켰지만 엄청난 퇴직유도 비용 등 스스로 위기를 심화시켰다고 진단했다. 반면 GE는 사업구조 조정과정에서 종업원의 25%를 해고하는 ‘수량조정’을 먼저 단행한 뒤 근로의욕을 되살리는 ‘근로자의 경영참여’를 보장함으로써 미국 최고의 우량기업으로 변신할 수 있었다는 것. 〈박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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