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DJ비자금 2차폭로]재계,「폭로정국」확산 강력반발

  • 입력 1997년 10월 10일 16시 40분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의 비자금 파문이 신한국당의 2차 폭로로 확대되자 관련 기업들은 물론 재계 전체가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金총재에게 돈을 준 것으로 거명된 기업중 일부는 『사실무근』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으며 경제단체들도 사실 여부를 떠나 극심한 불경기로 고전하고 있는 기업들이 이중고를 겪을 수 밖에 없게 됐다며 정치권의 자제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재계는 1차 폭로때 거명된 쌍방울그룹이 비자금 정국의 태풍에 휘말려 급기야 금융권의 자금 회수를 견디지 못하고 부도 위기에 놓인 점을 상기시키면서 제2,제3의 쌍방울이 나오지 않을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 지난 92년 24억원을 金 총재에게 제공한 것으로 거명된 삼성그룹은 『뭔가 착오가 있는 것 같다』면서도 『이렇게 경제가 어려울때 기업을 거론, 희생양으로 삼아도 되는지 모르겠다』며 강한 반발을 보였다. 또 대우그룹은 『이미 5년이 지난 오래된 일이라서 金 총재에게 자금을 건넸는지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라면서도 『정치권이 이런 식으로 나오면 경제위기 극복은 정말 어렵게 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벽산, 한창 등 다른 관련 기업들은 신한국당의 추가 폭로 내용 자체를 강력히 부인하면서 사태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경제단체들의 반발 역시 거센 상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기업들이 金 총재에게 자금을 실제 건넸는지 여부는 전혀 알수 없는 노릇』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먼 과거의 일을 갖고 왜 이렇게 기업을 불안하게 만드는지 알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관계자는 『여당이 90년대 초반의 일을 이제 꺼낸 것은 경제를 염두에 두지 않겠다는 의사로까지 풀이된다』며 『이제 겨우 불황의 늪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경제계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재계는 그러나 여야간 대선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식으로 기업들이 큰 피해를 입는 사태로 파문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국가경제현실을 감안, 정치권이 소모성 폭로전보다는 정책대결로 경쟁의 수준을 높여 줄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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