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마케팅]자양동 LG슈퍼마켓의 사례

  • 입력 1997년 6월 23일 07시 49분


백화점이 고객들의 동선(動線)에 대해 연구하는 것도 「고객의 구매욕구를 최대한 자극하는」 매장으로 꾸미기 위해서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슈퍼마켓도 이런 세심한 부분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물건만 많이 갖다놓고 팔면 되는 곳」으로 여겨졌던 슈퍼마켓들이 과학적 마케팅 기법에 눈을 뜨고 있는 것이다. LG슈퍼마켓 자양점(점장 郭泳進·곽영진·40)은 이런 「과학화」 노력으로 매출증가 효과를 톡톡히 본 사례. LG 본사의 영업전략팀은 이 점포에 현미경을 들이대고 면밀히 분석작업을 마친 뒤 지난 4월 「수술」에 들어갔다. 새단장 포인트는 「고객을 자연스럽게 매장에 오래 머무르게 하면서 최대한 많이 사도록 유도한다」는 것. 먼저 점포 안쪽에 진열돼 있던 야채류 등 생식품 코너를 입구쪽으로 옮겼다. 반대로 7년전 개점할 때부터 입구에 자리잡고 있던 양곡은 가장 안쪽으로 밀어넣었다. 무거운 쌀을 산 뒤 매장을 돌아다니 게 하는 것은 손님을 내쫓는 일이라는 판단에서다. 야채류를 「간판상품」으로 내세운다는 전략도 작용했다. 곽점장은 『고객이 대부분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부라는 점을 감안, 공산품보다는 생식품에 집중키로 했다』고 말했다. 야채류는 하루 세번씩 선도를 체크하고 조명은 고광도 전등으로 교체, 특유의 신선한 색이 더욱 부각되도록 하는 등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가공식품 잡화 공산품의 위치도 합리적인 구매 동선에 따라 조정했다. 또 8개의 소규모 진열대는 3개의 대형 진열대로 바꿨다. 고객이 움직일 수있는 통로를 넓히고 고객의 움직임이 끊기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렇게 하는데 들어간 돈은 4억원. 적잖은 돈이지만 그만큼 효과가 있었다는 게 자체평가. 지난달 하루평균 고객수는 1천4백90명으로 작년 5월의 1천2백명보다 24.2% 늘어났다. 매출은 더 큰폭으로 뛰어 작년의 하루 9백70만원에서 올해 1천5백만원으로 54.5%나 신장했다. 고객 한명당 7천7백원에서 1만원 정도로 는 셈. 곽점장은 고객수에 비해 매출 증가율이 높은 것을 동선 조정의 효과로 보고 있다. LG유통은 자양점의 레이아웃 변경이 성공적이라고 보고 이를 「모델점포」로 설정, 다른 점포들의 매장구조도 바꿔나갈 계획이다. 〈이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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