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인리스鋼 판매권이전 의혹]浦鐵「황금알」왜 넘겼을까

  • 입력 1997년 4월 16일 08시 03분


포항제철의 철강판매권은 업계에서 앉아서 떼돈을 버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할 정도로 막대한 이권이 보장된 분야로 통한다. 포철이 공급을 독점하는 시장특성상 매년 앉아서 수백억원의 매출과 수십억원의 순이익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현재 李晟豪(이성호)전대호건설사장이 대리인인 김종욱씨(40·전대호건설 종합조정실장)를 통해 차지한 동보스테인레스의 경우 자본금이 10억원에 지나지 않지만 설립 첫해인 95년에 6백17억여원의 매출과 8억8천여만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96년도에는 전반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5백54억여원의 매출과 3억3백만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그러나 업계관계자들은 실제 순익규모는 시설투자와 감가상각비를 고려할 때 이보다 훨씬 크며 실제순익은 매출액의 5%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당시 포철 이사보였던 동보의 김동식사장은 『포철이 경영합리화 차원에서 자회사를 없애고 개인기업에 판매권을 넘겼다』고 말했다. 그러나 철강업계 관계자들은 『거양상사는 제철학원 소유로 포철의 경영합리화와는 상관이 없으며 오히려 국영기업체가 개인기업에 판매권을 넘긴 것 자체가 불합리한 결정이며 엄청난 특혜』라고 지적했다. 또 당시 거양상사에서 철강을 공급받던 한 소매유통업자는 『어느날 모이라는 전갈이 와서 가보니 거양상사가 없어졌기 때문에 앞으로는 동보에서 물건을 받으라고 해서 황당했다』며 『당시 온갖 루머가 무성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포철의 스테인리스 철강 판매는 「포철→포스틸→거양상사―유통대리점」에서 94년 12월부터 「포철→포스틸→신광, 동보→유통대리점」으로 바뀌었다. 동보의 설립 당시인 94년 10월 지분은 △포스틸 51% △철강유통업자인 서모사장 49%로 구성돼 있었다. 그러나 두달후인 94년 12월 서사장은 김종욱씨에게 지분의 39%를 넘겼고 이어 95년 3월에는 포스틸이 32%를 넘김으로써 김씨는 지분 71%를 차지해 대주주가 됐다. 서사장은 『아는 사람을 통해 김씨를 소개받아 지분을 넘겼다』고 밝혔지만 김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만난 적도 없고 소재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때문에 이성호씨가 핵심자금관리인인 김씨를 통해 동보를 위장관리해 왔다는 의혹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이씨는 지난해 10월 김씨 지분을 현재 동보사장으로 있는 김동식씨와 강정준전무에게 각각 38%와 33%의 지분을 11억2천6백만원에 넘겼다. 당시 포철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철강판매 대행권 문제가 제기된 상태여서 이씨가 지분을 위장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그러나 더 큰 의문은 철강판매에 대해 문외한이나 다름없는 이씨가 어떻게 대리인을 내세워 막대한 이권이 걸린 포철철강 판매권을 따냈느냐는 것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들은 이 부분을 제대로 규명할 경우 「이성호―포철―김현철」로 이어지는 커넥션이 있었는지가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종식·조원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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