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경제 잘나가는데 한국은 왜 우리를 들먹』불만

  • 입력 1997년 4월 5일 20시 21분


「제2의 멕시코가 될까봐 걱정」이라는 말을 「멕시코를 배우자」는 말로 고쳐 써야 할 모양이다. 멕시코는 지난 94년 외채와 경상수지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외환보유고가 급격히 줄어들고 외국자본이 대거 빠져나가 마침내 대외결제 불능 사태를 맞았다. 최근 우리나라도 경상수지적자와 외채가 크게 늘면서 멕시코 외환위기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지만 멕시코는 경제 사경(死境) 2년여만에 외환위기의 터널에서 빠른 속도로 빠져나오고 있다. 외환위기 당시 멕시코의 총외채는 1천4백여억달러, 경상수지적자는 2백88억달러에 달한 반면 외환보유고는 63억달러로 바닥을 드러냈다. 다음해인 95년에는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6.5%를 기록하는 등 벼랑끝까지 몰렸다.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경상수지가 균형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경제성장률도 5.1%를 기록하는 등 재생의 기운이 뚜렷하다. 외환보유고도 94년의 세배에 가까운 1백83억달러까지 늘어났다. 멕시코의 「경제난국 돌파법」은 무엇일까. 첫째는 「허리띠 졸라매기」다. 멕시코는 지난해 재정지출을 감축하고 통화량을 잡아맸다. 이와 함께 임금과 물가인상도 강력히 억제했다. 둘째는 「시장(市場)에 경제 맡기기」다. 94년 외환위기의 직접적인 원인이 페소화를 고평가시켰던 인위적인 환율정책이라는 점을 반성, 페소화 가치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도록 외환시장에 맡겼다. 그러자 페소화 가치가 하락, 수출이 증가하면서 경상수지적자가 줄어들었다. 대외개방 정책이 순풍으로 가세했다. 셋째는 「구조조정」이다. 정부가 관료화된 국영기업을 민영화하고 전자 정보통신분야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지원하자 산업구조가 고도화의 방향으로 건실해지고 있는 것이다.<이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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