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아트홀에서 열린 연극 ‘우리는 사랑할 수 있을까’에서 청년 배우들이 공연하고 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제공
“나의 불안이나 상처를 피하는 것만이 해결책이 아니었어요. 연기하면서 ‘나’라는 사람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죠.”
연극 ‘우리는 사랑할 수 있을까’에 배우로 선 장태정 씨(22)는 4일 공연을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장 씨를 포함한 청년 11명은 이날 관객 앞에 서서 자신들이 겪어온 불안을 대사와 노래로 고백했다. 장 씨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제게 찾아오는 것들을 감사히 받아들이며 살고 싶다”고 했다.
14일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생명보험재단)은 연극 ‘우리는 사랑할 수 있을까’와 관객 참여형 즉흥치유연극 ‘나의 이야기 극장’을 각각 4일, 10일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아트홀에서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두 공연은 청년들의 불안과 정서적 고립 등을 주제로 한다.
연극 ‘우리는 사랑할 수 있을까’는 사회·경제적 배경에서 비롯된 개인적 불안과 취업난 등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사회적 불안을 연극으로 풀어냈다. 무대에는 약 5개월간 예술치유학교 프로그램에서 캠프와 정기수업을 이수한 청년 11명이 직접 배우로 섰다. 각자의 경험을 토대로 한 장면들은 ‘나만 이런 건 아닐지도 모른다’는 공감을 남겼다.
10일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아트홀에서 열린 연극 ‘나의 이야기 극장’ 배우들이 관객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제공 두 번째로 선보였던 ‘나의 이야기 극장’은 준비된 대본 없이 즉석에서 표현하는 즉흥연극이다. 관객이 불안을 주제로 화났던 일, 힘들었던 일 등을 들려주면 배우들이 연극과 음악으로 즉석에서 풀어냈다. 이날 연극을 본 한 관객은 “누군가 내 마음속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다시 보여주는 경험이 색달랐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생명보험재단이 새로 추진한 ‘청년 마음공감 지원사업’의 일환이다. 재단은 2011년부터 운영한 ‘SOS 생명의전화’ 상담자 중 20, 30대가 전체 38.3%로 가장 높게 나타난 점 등을 고려해 연극 치유 사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재단 측 관계자는 “청년들에게 와닿는 키워드가 ‘불안’이었고 이를 함께 치유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재단은 지난 14년간 서울 한강교량 20곳에서 ‘SOS 생명의전화’를 운영하며 1만42건의 상담과 2265명의 자살 위기자를 구조했다. 내년 5월에는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 도심형 상담전화 ‘SOS 마음의전화’가 설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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