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베르크 심포니의 정체성은 독일- 체코 음악의 공존”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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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한 앞둔 수석지휘자 흐루샤
인구 7만 도시의 세계적 심포니
내달 29일 예술의전당서 공연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3월 29일 독일 밤베르크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 공연을 하는 이 악단 수석지휘자 야쿠프 흐루샤. 빈체로 제공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3월 29일 독일 밤베르크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 공연을 하는 이 악단 수석지휘자 야쿠프 흐루샤. 빈체로 제공
‘인구 7만의 도시에 있는 세계적 오케스트라.’

독일 바이에른주의 밤베르크 심포니 오케스트라(밤베르크 심포니)는 그 위상도, 유래도 특별하다. 체코에 살던 독일인 음악가들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방에서 체코에 가장 가까운 곳에 정착해 악단을 이뤘고 대지휘자 요제프 카일베르트의 지휘봉 아래 정상급 악단으로 떠올랐다. 전 수석지휘자 조너선 노트가 지휘한 말러 교향곡 전집은 2010년대 말러 음반 중 기념비적 작품으로 꼽힌다.

이 악단이 2016년 첫 내한 후 두 번째 내한 공연을 갖는다. 3월 2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수석지휘자 야쿠프 흐루샤 지휘로 드보르자크 교향곡 8번과 김선욱이 협연하는 슈만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한다. 체코 출신인 흐루샤를 e메일로 인터뷰했다. 2016년부터 이 악단을 맡아온 그는 2025년 런던 코번트가든 로열 오페라하우스의 음악감독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2010년, 2013년 서울시립교향악단을 지휘한 적이 있습니다.

“2010년 체코 작곡가 스메타나의 애국적 교향시 ‘나의 조국’을, 2013년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을 연주한 게 기억납니다. 슈트라우스의 이 곡을 생각할 때마다 한국 무대가 떠오르죠.”

―밤베르크 심포니는 태생부터 체코와 관련이 있습니다. 체코 출신 지휘자가 이런 악단의 수석지휘자를 맡고 있는 사실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요.

“밤베르크 심포니를 이룬 음악가들의 선조는 오늘날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의 선조와 함께 1787년 프라하에서 모차르트 ‘돈 조반니’를 초연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만큼 두 오케스트라는 ‘사촌 오케스트라’로 불러도 과언이 아니겠죠?

말러의 교향곡 7번은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초연했는데 당시 체코 음악가들이 독일어를 쓰는 동료들의 도움을 받았다고도 하죠. 오늘날 밤베르크 심포니는 체코와 독일의 공존이라는 역사적 의식에 악단의 정체성을 두고 있습니다.”

―밤베르크 심포니는 인구가 적은 도시에 세계적 오케스트라가 있는 경우입니다. 지역민의 지지와 성원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습니다.


“밤베르크 심포니에 대한 시민들의 지지는 다른 사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주민의 10% 정도가 음악애호가로서 정기적으로 저희 공연을 관람합니다. 이 악단은 도시의 문화적 삶을 책임지고 있다고 할 수 있죠. 밤베르크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고, 시내를 걷거나 멋진 언덕에 오르는 일상은 우리 연주가들에게 큰 영감을 줍니다. ”

―이번 내한 공연의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해주신다면….

“서울에서 드보르자크 교향곡 8번을 연주할 예정입니다. 드보르자크 교향곡은 밤베르크 심포니의 핵심 레퍼토리 중 하나죠. ‘보헤미아(체코 서부) 사운드’를 지닌 이 오케스트라에, 또 체코 지휘자인 저에게 이상적인 음악이기도 합니다. 제가 생애 처음으로 지휘한 오케스트라 작품이어서 각별한 친밀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6만∼25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밤베르크#심포니#내한#수석지휘자#흐루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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