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협동조합 오케스트라 ‘코리아쿱’, 오늘 ‘새집’서 ‘새봄’ 열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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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주악단 선정후 첫 연주회
“모든 운영절차, 민주적으로 결정”


“협동조합 형태의 오케스트라가 있다?”

국내 최초의 ‘협동조합 오케스트라’인 코리아쿱(Coop) 오케스트라(사진)에 ‘새집’이 생겼다. 올해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의 상주 오케스트라가 된 뒤 갖는 첫 연주회 ‘새봄’을 9일 오후 4시에 연다. 김덕기 지휘, 박규민의 바이올린 협연으로 시벨리우스 바이올린협주곡 1악장과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에서’ 4악장 등을 연주한다.

2014년 설립된 코리아쿱 오케스트라는 연주력을 인정받아왔다. 국립합창단과 국립오페라단의 정기공연에 함께해왔고 올해도 6월 국립오페라단 베르디 ‘시칠리아섬의 저녁기도’, 유니버설발레단(UBC) 차이콥스키 ‘잠자는 숲속의 미녀’ 등 3개의 정기공연을 함께한다. 서울시오페라단과도 구노 ‘로미오와 줄리엣’을 비롯해 1년 동안 90회 이상의 공연을 한다. 경남 창원시 3·15아트센터와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공연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 지원 프로젝트 ‘창작 칸타타 레볼루션’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단원들은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 애쓰며 책임지는 조직을 만들어갑니다. 운영의 모든 절차를 민주적으로 논의하죠.”

라성욱 대표(54)는 국내 한 시립교향악단 콘트라베이스 연주자로 재직하다 민간 교향악단의 총무와 사무국장을 지낸 뒤 코리아쿱 오케스트라를 창단했다. “기존의 민간 오케스트라는 주인이 따로 있고 음악인들은 행정에 무지하다 보니 연주자가 의도하지 않게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죠. 음악을 하는 사람끼리 머리를 맞대고 서로가 이익이 되는 악단을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코리아쿱 오케스트라는 외부 공연장의 기획공연이나 오페라단, 발레단으로부터 의뢰받은 공연 반주와 독주자 섭외 등 운영에 관한 사항을 모여서 의논한다. 조합원은 수석급 위주로 다섯 명, 조합원이 아닌 정규직 단원은 20명 내외로 유지하며 연주 때마다 악단이 보유한 연주자 풀(Pool)에서 규모에 따라 필요한 인원을 섭외한다. 연주 참여 여부 등 단원들과 직접 관련된 문제는 정규직 단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의논하고, 신속한 결정이 필요한 문제는 조합원들이 결정한다.

충무아트홀 상주 악단이 될 때도 단원 회의를 거쳤다. “처음 창단 당시 가졌던 ‘우리끼리 잘해보자’는 아이디어와는 거리가 있었지만 ‘상주 공간을 가지면서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가 크다’는 의견이 많아 결정했습니다.”

라 대표는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예술단체가 기부금을 받으려면 비영리단체인 전문예술법인으로 등록해야 합니다. 왜 예술단체는 비영리여야 할까요. 국내에 있다면 베를린 필도 빈 필도, 기부를 받을 수 없습니다. 현실을 반영해 반드시 고쳐야 합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협동조합 오케스트라#코리아쿱#새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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