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100명의 소년범을 만난 300일의 기록 ‘우리가 만난 아이들’

  • 동아경제
  • 입력 2021년 12월 24일 14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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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만난 아이들| 이근아, 김정화, 진선민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판형 140*220mm| 328쪽
■ 우리가 만난 아이들| 이근아, 김정화, 진선민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판형 140*220mm| 328쪽
소년범은 누구일까? 어떤 아이들이 소년범이 될까? 소년범의 삶은 변할 수 있을까? ‘우리가 만난 아이들’은 이러한 질문에서 시작한다. 서울신문 이근아, 김정화, 진선민 기자는 2020년 4월부터 11월까지 100여 명의 소년범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고, ‘소년범, 죄의 기록’이라는 제목으로 30여 건의 기사를 발행했다. 세 기자는 이 기획 기사로 한국기자협회가 주관하는 ‘이달의 기자상’을 받았다.

기사에 담지 못한, 아이들을 위한 마음을 담기 위해 1년 넘게 집필에 몰두한 기자들은, “수렁에 빠진 아이들은 스스로 ‘나’를 구할 수 있을까? 만약 그럴 수 없다면 어른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라고 물으며 “이 문제를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소년, 사회, 죄에 대한 아홉 가지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린 ‘우리가 만난 아이들’은 ‘소년범의 탄생’부터 ‘소년범의 홀로서기’까지 다루고 있다. 기자들은 소년범이 ‘가해자’라는 사실을 분명히 하며, 이들이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진정으로 반성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사회에 돌아올 수 있다고 말한다. 그것이 진정한 ‘교화’이자 우리 사회의 책임이며, 우리가 “이들을 포기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를 위해서도 올바른 선택이 아니다”라고 지적한다. 또 어른들에게 이용당하고 상처받으며 어른의 모습을 닮아가던 아이들을 바라보며 “좋은 어른이란 어떤 사람인지 깊이 고민하게 됐다”고 했다.

‘우리가 만난 아이들’은 어느 누구도 외면하지 않는 사회를 꿈꾸는 책이다. 소년범죄를 저지른 아이들이 가해자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지만, 그들을 배제해선 안 된다고, 한 번의 따듯한 손길만으로 변화할 수 있는 아이들이 있다고 호소하는 책이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반성할 기회를 주기보다” 눈앞에서 사라지기만을 바라고 있는 건 아닐까? “이미 우리 사회는 너무 많은 아이를 놓쳐버린 게 아닐까?” 이 책은 계속해서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은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원혜욱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 박인숙 변호사 등이 자문을 했으며, 10여 년 동안 소년재판을 맡은 바 있는 박종택 수원가정법원장이 감수를 맡았다.그는 ‘감수의 말’에서 “소년은 부모·어른·사회의 거울”이라며 “어른들은 소년이 인간답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여건과 환경을 조성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한다.

최용석 동아닷컴 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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