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피란민’에서 ‘인터넷-펀드’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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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상 드러낸 키워드의 변화
최근 들어 ‘고령화-비정규직’ 등장


광복 이후 시대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어떻게 변화해 왔을까.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디지털인문학센터는 ‘핵심어로 본 시대상의 변화’ 논문에서 1946년부터 2014년까지 동아일보 기사를 10년 단위로 분석했다.

1950년대는 전쟁의 시대였다. 휴전, 포로, 괴뢰, 피란민, 수용소 등이 지면을 장식했다. 6·25전쟁 후 국제사회 원조와 관련된 물자, 국채, 배급 등 키워드도 다수였다. 특이한 점은 ‘공군’이 자주 등장했는데 이는 전쟁 당시 북한, 중공군을 압도했던 연합군 공군의 활약상을 자주 지면에서 부각시켰기 때문이다.

1960년대는 혁명, 부정, 부패, 축재자, 폭력배 등 4·19혁명과 관련된 단어가 많았다. 이후 급변했던 정치 상황에 맞게 민의원, 참의원, 개헌 등이 뒤따랐다. 반공의 시대인 만큼 삐라, 빨갱이, 공산당, 공비 등 이념적 대립을 상징하는 단어 사용은 1970년대까지 이어졌다. 1970년대에는 석유, 인플레, 대륙붕 등 이 시기 국제사회를 강타했던 오일 쇼크 관련 단어들이 주목을 받았다.

1980년대 핵심 키워드는 민주화였다. 개헌, 석방, 직선제, 최루탄, 계엄령, 고문치사 등의 단어와 더불어 올림픽도 자주 언급됐다. 1990년대부터는 재벌, 실명제, 수표, 덤핑 등 경제 관련 키워드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정리해고, 경제난 등 외환위기 시절의 어두운 면을 상징하는 단어들도 관찰됐다.

2000년대는 인터넷, 홈페이지, 사이트, 온라인, 동영상 등 정보화와 관련된 키워드가 등장했다. 이전 시기와 다르게 공부, 특목고, 사교육, 체험 등 교육, 문화 관련 단어도 크게 늘었다. 삶의 질이 향상됐지만 고령화, 양극화, 독거노인, 비정규직 등 새로운 사회 문제도 생겨났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키워드#시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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