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윤종의 쫄깃 클래식感]모차르트 ‘3대 교향곡’ 왜 한 번에 연주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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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사진)의 마지막 교향곡 세 곡인 39번, 40번, 41번(‘주피터’)은 그의 ‘3대 교향곡’으로 불립니다. 모차르트는 세상을 떠나기 3년 전인 1788년의 여름 두 달 사이에 이 세 곡을 한꺼번에 썼고 그 뒤에는 교향곡을 쓰지 않았습니다.

이 작품들의 성격은 서로 대비됩니다. 39번은 경쾌하고 우아하며, 40번은 우수와 비애로 가득합니다. 41번 ‘주피터’는 후세 사람들이 그리스 신화의 주신(主神) 주피터의 이름을 붙일 만큼 위풍당당하고 장려합니다.

이 세 곡을 모차르트가 왜 몰아 썼는지는 수수께끼로 남아있습니다. 누가 어떤 연주회에서 쓰기 위해 이 작품들을 위촉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세 작품이 한 연주회에서 계속 이어서 연주하기 위해 작곡된 것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2016년 세상을 떠난 지휘자 겸 음악학자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의 분석입니다. 세 작품을 계속 연주해도 말러의 교향곡 한 곡 정도 길이인 80분 남짓이고, 세 곡의 성격이 위에 얘기한 대로 경쾌-우수-장려함의 특징을 갖고 있으니 고전주의 음악 작품이 흔히 갖는 ‘경쾌한 1악장, 서정적인 2악장, 힘찬 3(4)악장’이라는 구조와도 통합니다.

그런데 아르농쿠르는 여기에 한 가지 이유를 더합니다. 모차르트 시대의 교향곡 첫 악장에는 길고 느린 ‘서주’가 붙는 일이 많았습니다. ‘자, 이제 곡을 시작합니다’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마지막 악장에는 흔히 길고 장려한 코다(coda·종결부)를 붙였습니다. ‘이렇게 힘을 기울여 전곡을 마무리합니다’라고 이야기하는 듯합니다. 그런데 모차르트의 마지막 교향곡 세 곡 중에는 앞 곡인 39번에만 서주가 있고, 마지막 악장의 코다는 끝 곡인 41번에만 있습니다. 즉, 세 곡을 연달아 연주할 경우 첫 부분에 ‘시작’의 신호가, 마지막 부분에 ‘끝’의 신호가 주어져서 완성미를 갖추는 셈입니다.

28, 29일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수석객원지휘자 마르쿠스 슈텐츠 지휘로 모차르트의 마지막 ‘3대 교향곡’을 잇달아 연주합니다.
 
유윤종 전문기자 gustav@donga.com
#모차르트#3대 교향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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