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김주현]쌀 소비 줄어드는 요즘 밥 위주 식생활이 건강의 핵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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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동서울대 호텔외식조리과 교수
김주현 동서울대 호텔외식조리과 교수
 가마솥으로 지은 하얀 쌀밥에 소박한 찬으로도 위안을 받던 전통적인 밥상의 의미가 점차 퇴색되어 매우 안타깝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양곡소비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1.9kg으로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은 169.6g이었다고 한다. 밥을 담는 공기의 크기가 지속적으로 작아졌음을 감안해 한 공기의 기준을 쌀 90g으로 한다 해도 국민 1인당 하루에 두 공기의 밥도 먹지 않는 것이다.

 일부 빈곤 국가를 제외하면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식품은 실제로 사람이 생리적으로 필요로 하는 열량이나 영양소보다 훨씬 많은 양을 과잉 공급해 비만 등 생활 습관병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과거에 비해 열량 섭취량은 증가된 반면 활동량은 감소했고 동물성 단백질과 동물성 지방의 섭취량이 증가했으며, 다이어트의 열풍으로 탄수화물의 과잉이 문제점으로 부각되었다. 압력밥솥으로 편히 밥을 짓고, 즉석밥이나 쌀 가공식품이 흔한 세상이 되었지만, 밥의 섭취에서 소비자가 생각하는 것은 “쌀이 다이어트에 얼마나 유익할까” “쌀이냐, 고기냐” 하는 식이다. 쌀과 밥이 절대적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 것이다.

 밥 위주의 전통 식사를 준비하는 시간적 여유와 기호가 많이 달라진 지금, 필자는 다시금 우리의 전통적인 밥상의 건강함을 강조하고 싶다. 세계인이 주목하고 있는 한식의 가장 큰 장점은 동물성과 식물성 식품이 균형적으로 배합된 구성 패턴이다. 고기를 좋아하는 기호는 인류의 오랜 습성일 수 있지만, 밥과 고기를 적정하게 섭취하는 한식의 우수성은 우수한 쌀 문화에 기인한 것이다.

 쌀은 밀보다 단백질의 질이 우수해 쌀을 주식으로 섭취할 경우 동물성 단백질에 대한 필요도가 그다지 높지 않은 특징을 지니고 있다. 발효를 통해 여러 기능성 성분이 증가된 김치와 장류는 쌀밥과 최고의 음식궁합을 보여준다.

 밥 위주의 우수한 식생활 전통을 살리기 위해 쌀의 장점을 충분히 이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쌀밥에 불포화 지방산이 가득한 들기름, 항산화 영양소와 식이섬유소가 풍부한 채소, 심장질환을 예방하는 콩이나 생선으로 찬을 곁들이면 충분히 건강식단을 준비할 수 있다. 쌀이 주는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가 다소 걱정될 경우엔 현미 발아현미 흑미 등을 통해 식이섬유소나 기능성 성분의 섭취를 증가시키거나, 콩 보리 등의 잡곡을 섞어 먹으면 된다. 죽의 경우 일반적으로 열량이 낮은 장점을 갖고 있으며 고기 채소 견과류 등 여러 식품을 첨가하여 섭취할 수 있다. 떡의 경우에도 설탕의 양은 낮추고 콩류 채소류 심지어 과일을 활용하여 후식으로 즐길 수도 있다.

 끝으로 가정과 학교에서 효과적인 식생활 교육을 확산시켜 어린 시절부터 밥의 참맛을 알고 다양한 한식을 즐길 수 있는 세련됨을 길러 우수한 쌀 문화의 전통을 이어 나가길 바란다.

김주현 동서울대 호텔외식조리과 교수
#쌀#쌀 소비량#밥상#식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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