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문학의 큰 별 지다…소설가 이호철 별세 “문학으로 北의 변화 이끌어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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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9월 19일 0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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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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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분단문학의 큰 별이 졌다.

분단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평가 받는 이호철은 18일 뇌종양 투병 생활 중 최근 병세가 악화돼 이날 오후 7시32분경 은평구 한 병원에서 가족과 지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생을 마감했다. 향년 85세.

1932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난 이호철은 자신의 작품에서 6.25전쟁으로 인한 민족분단의 비극과 이산가족 문제를 다뤄 분단문학의 큰 별로 평가 받았다.

원산에서 중·고교를 보낸 그는 고등학교 3학년때 6.25전쟁이 발발하자 인민군에 동원됐고 그후 국군포로가 되어 북송되던 중 풀려났다. 그해 12월 단신으로 월남해 부산에서 부두노동자, 미군부대 경비원 등으로 일했다.

1955년 자신이 직접 경험한 부두 노동자의 삶을 다룬 단편소설 ‘탈향’으로 등단한 이호철은 ▲장편소설 소시민 ▲서울은 만원이다 ▲남풍북풍 ▲문 ▲그 겨울의 긴 계곡 ▲중·단편소설 퇴역 선임하사 등을 남겼다. 1961년 ‘사상계’에 발표한 단편 ‘판문점’이 이호철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이호철은 다수의 작품으로 ▲현대문학상 신인상 ▲동인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대산문학상 ▲대한민국예술원상 등을 수상했다.

이호철은 지난 2013년 판문점 후속작인 ‘판문점2’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판문점’을 발표했을 때 이십대 후반이었는데 이제 50년이 넘게 흘렀다”면서 “이 시점에서 돌아보니 남북 관계는 그때보다 안 좋아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내가 초점을 두는 남북 관계는 딴 게 없다”면서 “중국의 변화를 살펴서 어떻게 북한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느냐 하는 것, 북이 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역할을 하고 싶고 문학으로도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호철의 빈소는 신촌세브란스 병원 특2호에 차려졌고 장례는 4일장으로 치러진다. 유족으로는 부인 조민자 여사와 딸 윤정 씨가 있다. 발인은 21일. 장지는 광주광역시 소재 국립 5·18 민주묘지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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