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빠른 바로크음악, 현대사회와 일맥상통”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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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고음악 앙상블 ‘일 자르디노…’ 12일 첫 내한공연
리코더 연주자 조반니 e메일 인터뷰

격렬하고 드라마틱한 바로크음악을 들려주는 이탈리아 앙상블 ‘일 자르디노 아르모니코’. 성남아트센터 제공
격렬하고 드라마틱한 바로크음악을 들려주는 이탈리아 앙상블 ‘일 자르디노 아르모니코’. 성남아트센터 제공
이탈리아의 바로크음악 전문 연주단체 ‘일 자르디노 아르모니코(조화로운 정원)’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바로크음악이라고 하면 엇비슷한 선율이 이어지는 지루한 콘서트를 떠올리기 쉽지만 이들은 다르다. 1985년 창단된 이 고음악 앙상블은 짜릿하고 격렬한 다이내믹을 보여준다. 음악칼럼니스트 박제성은 “힘과 속도, 추진력과 파괴력을 극대화해 새로운 바로크음악 연주의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이 악단의 리더이자 리코더 연주자인 조반니 안토니니(사진)를 e메일로 만났다.

“17, 18세기 음악은 단지 과거의 음악이 아니다. 여전히 연주할 가치가 있는 음악이다. 몬테베르디나 비발디의 음악을 들어보라. 20, 21세기 작품보다 훨씬 현대적으로 들리는 부분이 있다. 또 바로크음악은 한 곡당 연주시간이 보통 6∼15분으로 짧은 편이라, ‘보다 더 신속하게’를 추구하는 현대사회와도 통하는 면이 있다.”

일 자르디노 아르모니코는 바로크시대 악기와 연주 양식을 따르는 원전연주단체다. ‘바흐 음악의 권위자’로 꼽히는 독일 지휘자 헬무트 릴링은 “현대 악기로도 바로크음악을 훌륭하게 연주할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 그렇다면 원전연주가 갖는 의미는 뭘까.

“바로크시대 연주의 미학과 기술적 측면을 연구한다. 헨델, 바흐, 비발디가 작곡을 할 때 그들이 생각한 소리의 울림은, 현대의 악기로 만들어낸 것과는 완전히 다를 거다. 그래서 작곡 당시의 사운드가 어땠는지 알아야 한다. 음표 뒤에 숨은 수많은 이야기를 되도록 정확하게 현대의 관객에게 다시 들려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이탈리아의 실내악단으로는 이들 외에도 ‘이 무지치’와 ‘에우로파 갈란테’가 한국의 음악 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두 단체 모두 비발디의 ‘사계’로 이름을 알렸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음악을 해석하는 이 무지치의 음반을 들으면서 자랐다. 하지만 우리는 누구나 들어도 아름다운 사운드보다는 음악적이고 극적인 표현에 더 큰 관심을 쏟는다. 노래하는 듯 말 하는 듯 연주하는 것, 이것이 우리만의 방식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헨델과 비발디의 합주 협주곡, 목관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텔레만과 비발디의 협주곡, 비발디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라 폴리아’ d단조를 연주한다. 안토니니는 “듣는 이의 영혼을 곧바로 건드리는 곡들을 골랐다”고 설명했다. 12일 오후 8시 경기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 4만∼10만 원. 031-783-8000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일 자르디노 아르모니코#리코더#조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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