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음악부터 현대음악까지… 연주회 정의 확장 시킬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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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내한공연 뉴욕 필하모닉 음악감독 앨런 길버트 e메일 인터뷰

2월 6, 7일한국무대에서연주하는뉴욕필의음악 감독 앨런 길버트. 그는 “바쁠수록 서두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면서 “스스로를 너무 피곤하지 않게 관리하고 가족과 충분한 시간을 보내는 일이 가장 어렵다”고했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제공
2월 6, 7일한국무대에서연주하는뉴욕필의음악 감독 앨런 길버트. 그는 “바쁠수록 서두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면서 “스스로를 너무 피곤하지 않게 관리하고 가족과 충분한 시간을 보내는 일이 가장 어렵다”고했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제공
“길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이 ‘야심 찬 프로그램을 통해 평생 모를 수도 있었던 음악을 소개해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건넵니다. 지난 5년 동안 쌓아온 신뢰가 뚜렷하게 드러나 무척 흐뭇한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다음 달 내한하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 앨런 길버트(47)는 2009년 취임한 이후 이 악단을 우리 시대와 호흡하는 ‘살아 있는’ 연주단체로 변모시켰다.

그는 미국 뉴욕 태생 지휘자로는 처음으로 뉴욕필 음악감독이 됐다. 길버트 감독은 ‘뉴욕필 키드’였다. 부모가 모두 뉴욕필 바이올린 단원이어서 어린 시절부터 뉴욕필 연습실에서 놀았고 연주 투어도 따라다녔다. 그가 마흔둘의 젊은 나이에 미국 명문 오케스트라인 뉴욕필 수장 자리를 차지했을 땐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뉴욕필 단원인 미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의 영향력에 힘입었다’ ‘일본계 후원자들의 입김 덕분이다’…. 그는 도전적인 프로그램과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며 달갑지 않은 시선을 걷어내는 데 성공했다.

길버트 감독은 e메일 인터뷰에서 “뉴욕필 음악감독으로서 첫 목표는 관객에게 믿음을 주고 열정을 함께 나누는 것이었다”면서 “우리가 이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하기에 충분한 자격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그가 이끄는 뉴욕필의 이번 내한 프로그램은 전통적인 레퍼토리부터 20, 21세기 미국 작곡가 작품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협연 김다솔),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과 뉴욕필이 세계 초연 기록을 가진 거슈윈 ‘파리의 미국인’, 번스타인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를 들려준다. 또 뉴욕필 상주작곡가인 크리스토퍼 라우스의 ‘랩처’가 한국 초연된다.

“흔히들 생각하는 오케스트라 연주회의 정의를 확장시키고 싶습니다. 유럽 고전음악도 다루겠지만,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이 시대의 음악가들과 예술적으로 연대하고 싶어요. 악단의 모든 구성원이 신념을 공유하고, 위험 부담이 큰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는 일은 열정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오케스트라가 관객을 에워싸고 연주하는 마그누스 린드베리의 ‘크래프트’, 여러 장르가 혼합된 죄르지 리게티의 ‘르 그랑 마카브르’처럼요.”

길버트 감독은 뉴욕필 취임 전부터 단원들과의 교감을 통한 음악적 조화를 강조해왔다. 단원과 지휘자가 서로 감동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데서 아름다운 선율이 나온다는 것이다.

“나는 냉담한 사람이 못 돼요. 다가가기 힘든 마에스트로 스타일은 아니죠. 단원들과 리허설 전후 최대한 소통할 수 있도록 시간을 배정합니다. 음악감독이라는 일이 지휘단상에서만 시작하고 끝나는 건 아니니까요. 잠시 악보에서 물러서서 오케스트라가 무엇인지, 이 악단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합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뉴욕 필하모닉 음악감독#앨런 길버트#내한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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