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공감 Harmony]여성조기 퇴직자 은퇴 설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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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패턴부터 바꾸고 장·단기 목적에 맞춰 저축하세요”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현실화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은퇴가 큰 관심거리가 되었다. 그런데 적정한 노후자금이 6억∼7억 원이라는 얘기를 들으면 맘 놓고 은퇴할 수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결국 “어떻게 은퇴를 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은퇴를 안 할 것인가”, 즉 은퇴시기를 늦춰서 소득기간을 최대한 늘리는 방안에 촉각을 세울 때다. 그런데 이런 상황 속에서도 어쩔 수 없이 남들보다 20년 빨리 앞당겨 은퇴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결혼이나 출산을 앞둔 30대 여성이다.

조기퇴직은 여성 본인의 경력 단절, 소득의 감소를 넘어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지만, 어쩔 수 없이 이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생긴다. 과거에 비해 그 수가 많이 줄기는 했지만 유사시 조기퇴직을 하는 경우는 여성이 훨씬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여성의 경력이 단절되는 이유는 결혼, 육아, 임신·출산, 자녀교육 순으로, 대부분이 가정과 관련돼 있다. 가정을 꾸리게 되면서 맞벌이를 지속할 수 없게 되면,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낮거나 전통적으로 가정을 중시해 온 여성이 퇴직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20,30대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15∼29세 기혼여성 중 경력 단절자는 36%, 30∼39세 여성은 34%에 이르고 있다.

외벌이 전환, 지출을 줄이는 수밖에

201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기대수명이 84.1세임을 고려하면, 육아를 위해 35세에 조기 은퇴하더라도 50여 년의 긴 인생이 남아 있다. 즉 여성이야말로 은퇴 및 그 이후 삶의 준비에 대해 더욱 진지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만약 임신과 출산이라는 생애의 큰 이벤트를 앞두고 어쩔 수 없이 조기은퇴를 해야 한다면 어떻게 준비를 하는 것이 좋을까.

30대에 퇴사한 후 전업주부로 살아가는 것을 가정한다면, 국민연금을 수령하는 65세까지 30여 년간 배우자의 소득 외에는 특별한 정기소득이 없어 노후 준비를 할 여력이 매우 부족하다. 특히 맞벌이에서 외벌이로 전환되므로 제일 먼저 소비생활이 크게 달라져야 한다. 자녀가 태어나면서 갑자기 지출이 많아지지만 소득은 큰 변화가 없으므로, 외식을 절제하고 장보기를 줄이는 등 생활 패턴을 바꾸어 나가는 것이 첫걸음이다. 이때 지출은 부부 당사자뿐 아니라 60대 부모님과 곧 태어날 아이까지 3대를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다.

단기-장기-노후용 저축 나눠야


정기적금은 목적에 따라 여러 개의 통장으로 나눠서 가입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가족여행, 전세금 증액 등 단기자금을 위한 1∼2년 만기의 적금에 가입하는 동시에 내 집 마련이나 자녀 대학교 등록금 마련을 위해 보다 장기의 적금에 가입하는 것이다. 이때 장기적금은 임의 납입 방식을 선택해 매년 조금씩 납입금액을 상향시키는 증액 납입을 권한다.

또한 부부의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연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특히 노후준비가 상대적으로 빈약한 주부일수록 개인연금에 가입하여 노후에 정기적인 연금소득이 발생하도록 준비해야 한다.

개인연금은 소득공제가 되는 연금저축(세제 적격)과 소득공제혜택은 없지만 10년 이상 납입하면 비과세되는 연금보험(세제 비적격)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전업주부의 경우 정기소득이 없어 소득공제혜택이 불필요하므로, 연금저축보다는 세제 비적격 연금보험에 가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사망보험 등 예기치 못한 가장의 사망에 대비

외벌이로 전환할 때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는 가지고 있는 보험의 보장 수준을 점검하는 일이다. 가정의 소득원이 하나로 줄어들면 단순히 소득금액이 감소할 뿐 아니라 가장의 유고시 가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사망이나 그에 준하는 큰 사고가 아니라도 장기간 치료를 받아야 한다면 해당 기간 소득이 중단될 수 있다.

따라서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경우 보장이 충분하도록 보험을 구성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때 소득이나 지출의 급격한 변화에 보험 해지가 우려된다면 추가납입과 중도인출이 가능한 유니버설 기능을 선택하고, 가급적 본인과 배우자, 자녀까지 보장 대상에 추가하는 것이 좋다.
정하나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연구원
정하나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연구원

육아를 위해 조기 퇴직을 선택했더라도,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면 재취업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간제 일을 구할 경우 아이가 보육기관에 간 시간에 일을 할 수도 있고, 다소 적은 소득이나마 가계에 보탬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퇴직 전부터 향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며 언제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정하나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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