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의 송화가 들려주는 창극 서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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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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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극단 27∼31일 공연

국립창극단의 창극 ‘서편제’에서 송화 역을 맡은 세 사람. 아래부터 어린 송화 민은경, 중년 송화 이소연, 노년 송화의 안숙선 명창. 국립창극단 제공
국립창극단의 창극 ‘서편제’에서 송화 역을 맡은 세 사람. 아래부터 어린 송화 민은경, 중년 송화 이소연, 노년 송화의 안숙선 명창. 국립창극단 제공
이청준의 단편소설 ‘서편제’(1976년)는 같은 이름의 영화(1993년)와 뮤지컬(2010년)에 이어 올해 창극까지 탄생시켰다. 국립창극단이 27∼31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창극 ‘서편제’를 올린다. 득음의 경지에 다다르기 위해 치열하게 수련하는 소리꾼들의 삶을 ‘진짜’ 소리꾼들이 그려내는 것이다.

출연진은 소리꾼이지만 주요 스태프는 크로스오버다. 창작뮤지컬 ‘명성황후’와 ‘영웅’의 윤호진 씨가 처음으로 창극 연출에 나섰다. 희곡 ‘돐날’과 ‘침향’을 쓴 김명화 씨가 극작을, 다양한 음악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하는 피아니스트 겸 프로듀서 양방언이 작곡을 맡았다. 뮤지컬 ‘서편제’의 무대디자인을 맡은 박동우가 뮤지컬과 또 다른 무대를 선보인다.

이번 창극은 주크박스 뮤지컬처럼 판소리 다섯마당의 눈대목과 민요를 곳곳에 배치했다. 유봉이 사별한 아내를 그리워하는 장면에서는 ‘춘향가’ 중 이별가 대목을, 송화가 눈이 먼 직후에는 ‘심청가’에서 심청이 인당수로 가기 전 아버지와 헤어지는 대목을 노래한다. 극 초반 송화 가족이 봄날 한때를 즐기는 장면에서는 남도 민요 ‘봄노래’를 부른다. 윤호진 연출은 “가사를 새로 만들어 소리 형태로 부르는 것이 창극을 어색하고 부자연스럽게 만든다. 판소리 한 대목을 부르는 것이 감정 전달에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극적 재미를 더하기 위해 영화와 뮤지컬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에피소드도 추가했다. 송화가 전국명창대회에 출전하는 장면으로 다채로운 판소리가 펼쳐지게 된다.

어린 송화(민은경), 중년 송화(김미진, 이소연), 노년 송화(안숙선, 김금미)로 3명의 송화가 등장한다. 안숙선 명창은 영화 ‘서편제’의 송화와 동호가 재회한 마지막 장면에서 ‘심청가’를 부르기도 했다. 유봉은 왕기철, 왕기석이 번갈아 나오며, 어린 동호는 김준수, 중년 동호는 이광복, 임현빈이 더블 캐스팅됐다. 박애리는 동호의 엄마 역으로 출연한다. 2만∼7만 원. 02-2280-4114∼6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국립창극단#서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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