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공동선언문 뭐길래… 10월 부산총회 앞두고 개신교계 파장 일으키나

  • Array
  • 입력 2013년 1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WCC) 총무단 방한 기자회견에서 올라브 ,,세 트베이트 총무(가운데)가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게나디오스 WCC 총회 준비위원장.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WCC) 총무단 방한 기자회견에서 올라브 ,,세 트베이트 총무(가운데)가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게나디오스 WCC 총회 준비위원장.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10월에 열리는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 총회를 앞두고 발표된 이른바 ‘WCC 공동선언문’이 개신교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WCC는 진보적 성향의 개신교계 국제단체로 세계 110개국 300여 개 교단이 가입해 있다. 부산 총회는 인도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두 번째로 열리는 대회로 관심을 끌어왔다.

○ 공동선언문이 뭐길래…그 속사정은?

공동선언문 파문은 13일 홍재철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길자연 세계복음주의연맹(WEA) 한국대회 준비위원장,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삼환 WCC 한국준비위원회 상임위원장 등 4명이 WCC 부산 총회와 2014년 WEA 서울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할 것을 다짐하는 선언문을 발표하면서 불거졌다. 한기총은 이전까지 “WCC가 복음주의에서 벗어나 있다”며 대회 개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공동 선언문은 △종교 다원주의 배격 △공산주의 동성연애 등 복음에 반하는 모든 사상 반대 △개종 전도 금지주의 반대 등을 천명했다.

그러나 김근상 NCCK 회장(성공회 주교)은 25일 회견을 통해 “공동선언문은 김 총무 개인 의견이다. NCCK 차원의 결정이 아니다”고 밝혔다. 9개 교단의 협의체로 총무 중심으로 운영되는 NCCK에서 회장이 공개적으로 반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후 예장(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 한국 정교회 등 NCCK 소속 교단과 성공회대, 감신대 등 교수 그룹의 공동선언문 반대 성명이 잇따라 발표됐다. 이들은 ‘개종 전도 금지주의 반대’ ‘종교적 다원주의 반대’ 등 선언문 내용이 NCCK가 추구해온 교회 일치와 종교 간 평화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 공동선언문 사문화…WCC는 어디로?

교계에서는 NCCK 안팎의 비판이 거세지면서 공동선언문은 사실상 폐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방한한 올라브 ”세 트베이트 WCC 총무는 29일 간담회에서 “공동선언문 논쟁에는 관여하지 않겠다”며 “한국준비위원회, 한국 교회들과 협력해 대회가 원만하게 치러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선언문에 합의한 김영주 총무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단합된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했는데 저쪽(한기총)에서 지나치게 많은 걸 요구했다”며 “개인적 불찰이다. 선언문의 효력이 발생하려면 NCCK 실행위원회를 거쳐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책임 문제와 관련해서는 “(사퇴 같은) 그런 수준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보수적 개신교 단체들은 “NCCK 내부 갈등이야말로 공산주의와 동성애 등을 용인하는 WCC의 반(反)복음주의적 실체를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번 파문으로 WCC와 WEA 대회에서 양측이 협력할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재철 한기총 대표회장도 본보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납득할 수 있는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WCC 총회에 반대하는 부산 지역 교회들의 집단적인 반발도 배제할 수 없다”며 “최근 상황에 대한 의견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WCC공동선언문#개신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