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의 작가 인류 생존 기술을 제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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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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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민미술관 ‘갈라파고스’전

‘갈라파고스’전에 선보인 안두진 씨의 회화 설치 작품. 일민미술관 제공
‘갈라파고스’전에 선보인 안두진 씨의 회화 설치 작품. 일민미술관 제공
20세기 대다수 인간은 신체가 멀쩡해도 인성은 괴물처럼 뒤틀려 있었다. 쓸데없이 커다란 뇌를 가진 인류는 자신들의 서식처를 파괴하는 일에 몰두하다 운석이 떨어져 절멸의 위기를 맞는다. 우연히도 다윈 진화론의 배경이 되는 갈라파고스 제도의 외딴 섬에 소수의 인간이 고립된다. 그들의 뒤를 이어 100만 년 동안 인류는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물고기 형태의 생명체로 살아남는다.

미국 작가 커트 보네거트(1922∼2007)의 SF적 소설 ‘갈라파고스’의 내용이다. 서울 종로구 세종로 일민미술관은 이 작품을 화두로 삼아 기획전시를 꾸렸다. 2월 17일까지 열리는 ‘갈라파고스’전. 전시는 회화 설치 영상 작품과 함께 소설의 주요 대목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생존 기술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한다.

5명의 작가가 생존과 진화의 관계를 창의적으로 해석한 작품을 내놓았다. 한국의 백령도와 대만의 진먼다오 등 최전방 섬의 풍경을 담은 2채널 비디오의 강소영 릴릴, 영생을 꿈꾸는 인간을 위한 방사능 목걸이를 만든 송호준, 한 쌍의 공작새와 그들을 죽음으로 이끈 뱀의 이야기를 담은 수채화 애니메이션의 윌 킴을 비롯해 안두진의 회화, 정소영의 설치작품이 선보였다.

이들이 제시한 생존 기술은 가장 강한 힘을 가지는 것, 이와 관련된 기계를 발명하는 것, 기록을 남기는 것, 힘의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 공통된 경험을 위해 거대한 숭고함을 만드는 것으로 요약된다. 큐레이터 양유진 씨는 “예술을 통한 기술은 식량 주거 환경적 위험의 극복과 같은 1차적 행위가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고 그 결과인 생존을 강화시켜주는 기술임을 말하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02-2020-2050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갈라파고스#커트 보네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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