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헝겊도 무는 ‘식탐왕 망둥이’… 12월 초까지 낚시 제철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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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둥이는 ‘바보도 낚을 수 있는 물고기’로 불린다. 흔한 데다 식탐이 많아 쉽게 잡을 수 있는 탓이다. 그래도 요령을 조금 알고 낚는 게 훨씬 더 낫다. 낚시도 ‘과학’이니 말이다.

망둥이는 릴을 쓰지 않는 민장대나 루어 낚싯대, 미끼를 멀리 던질 수 있는 원투 낚싯대 등 다양한 낚싯대로 잡을 수 있다. 예전에 망둥이 낚시를 했던 사람들은 대나무로 만든 간단한 낚싯대를 발밑에 드리우기만 해도 망둥이가 입질을 했다고 회상한다. 요즘도 바닷가에 가면 이런 낚싯대를 판다.

고수들에 따르면 씨알과 마릿수 측면에선 원투 낚싯대를 쓰는 것이 가장 유리하단다. 망둥이만 전문적으로 노리는 꾼들은 바지장화를 입고 물에 들어가 포인트 접근성을 높이기도 한다. 물론 이때는 반드시 구명조끼를 입어야 한다.

망둥이 미끼로는 갯지렁이나 새우, 오징어 살 등 다양한 것을 쓴다. 그러나 망둥이는 워낙 식성이 좋아 미끼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벌레 모양의 가짜 미끼인 웜(worm)에도 잘 나오고 플라스틱으로 만든 물고기 모양 가짜미끼(미노우)를 물고 나오기도 한다. 헝겊 조각을 물고 나왔다는 증언도 있다. 자기만의 ‘창의적’ 미끼로 식탐 많은 망둥이를 낚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준다.

사실 망둥이 낚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때다. 썰물 때는 입질을 받을 가능성이 낮아진다. 보통 들물 때, 즉 만조 전후 3∼4시간이 가장 입질이 많은 때다. 밀물 때 육지 쪽으로 이동하며 낚시를 할 때는 안전 문제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바닷물이 들어오는 속도는 생각보다 훨씬 빠르다.

조과를 올리고 싶으면 썰물 때 개펄의 지형을 잘 살펴두는 게 좋다. 망둥이는 밀물이 들어올 때 주로 물골을 따라 이동하기 때문이다.

망둥이는 눈이 좋은 물고기다. 따라서 미끼를 그냥 던져놓는 것보다 조금씩 끌어주면 입질을 받을 확률이 더 높아진다. 기자는 낚싯바늘 30∼50cm 위에 고무봉돌을 물려 루어 낚싯대로 살살 끌어주는 방법을 쓴다. 망둥이가 있는 곳에서는 어김없이 입질을 받을 수 있다. 미끼를 살짝 들었다 놓아도 효과가 괜찮다. 망둥이 낚시는 9월부터 입김으로 손을 녹여야 하는 12월 초까지가 전성기다. 1년생인 이 물고기는 겨울이 갈수록 굵어져 12월에는 동태만 한 것들이 잡히기도 한다.

상당수가 망둥이는 개펄이 흔한 서해에만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부산이나 경북 포항 등 우리나라 전역에서 잡힌다. 간척사업이나 바닷물의 범람으로 생긴 민물 웅덩이에도 망둥이가 산다. 망둥이는 염분이 거의 없는 곳에서도 살 수 있을 정도로 적응력이 뛰어나다. 한강의 방화대교 아래에서도 망둥이를 볼 수 있다.

민물 웅덩이에서는 물때에 상관없이 망둥이 낚시가 가능하다. 인천 강화도 사람들은 “개펄이 아닌 민물에서 잡힌 망둥이는 싱겁다”고 한다. 이것이 정말인지는 모르겠으나, 낚시꾼들에 따르면 민물 망둥이가 개펄에 사는 개체들보다 성장이 느린 것은 사실인 듯하다.

도움말=윤정근 화성 매향프로낚시 대표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망둥이#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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