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으로서, 동족으로서 당연히 탈북자 북송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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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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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문학포럼 창립 1주년 맞는 장윤익 회장

통일문학포럼의 장윤익 회장은 “지난해 압록강, 두만강, 백령도를 갔고 올해는 휴전선 도보 답사를 간다. 문인들이 남북한 현실을 직접 봐야 보다 객관적인 통일문학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통일문학포럼의 장윤익 회장은 “지난해 압록강, 두만강, 백령도를 갔고 올해는 휴전선 도보 답사를 간다. 문인들이 남북한 현실을 직접 봐야 보다 객관적인 통일문학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통일문학을 기치로 내건 통일문학포럼이 25일로 창립 1주년을 맞는다. 이동하 백시종 김지연 김년균 이상문 이순원 하성란 이정 홍사성 등 문인 50명으로 출범한 포럼은 1년 사이 회원이 110명으로 늘었다. 지난달에는 문인단체로는 유일하게 탈북자 북송 반대 성명서를 냈다. 포럼 창립 1주년을 맞아 만난 장윤익 회장(73)은 “통일문학은 책상머리에서 나오지 않는다. 작가들이 남북한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더 발품을 팔아야 한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인천대, 경주대 총장을 역임한 문학평론가로 동리·목월문학관장을 맡고 있다.

―통일문학포럼을 만든 이유는 무엇입니까.

“문인들은 보통 통일에 관심이 적고 통일에 대해 막연하게 얘기를 합니다. 직접 북한 접경을 방문하거나 탈북자를 만나는 등 활동이 부족했기 때문에 작품에서 북한을 잘못 전하는 부분도 있었지요. 문인들이 북한의 실상을 제대로 알아 객관적인 통일문학 작품을 내놓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단체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탈북자 북송 반대 성명을 냈습니다.

“인류, 인권의 문제를 문인으로서, 같은 동족으로서 묵과할 수 없었습니다. 중국대사관 앞에서 항의 시위를 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북한 문제가 나오면 ‘좌파냐’ ‘우파냐’라고들 묻습니다. 포럼은 어느 쪽입니까.

“허허. 작가 개개인이 있는 그대로 현실을 바라보자는 게 포럼의 기본 취지입니다. 회원 중에는 좌파라 할 문인도 있습니다. 작가는 본인의 시각을 자유롭게 작품에 녹여낼 수 있어야죠.”

―포럼의 활동이 활발하다고 들었습니다.

“지난해 5월 압록강변을 따라 2000리, 두만강변을 따라 1400리에 걸쳐 현장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강변을 따라가면서 지척에서 북한 주민의 실상을 보고 왔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백령도를 찾았고, 올 5월에는 국방부의 협조를 얻어 4박 5일간 문인들이 휴전선을 도보 답사할 계획입니다. 두 달에 한 번씩 탈북자를 초청해 강연을 꾸준히 듣고 있습니다.”

포럼에 관심을 갖는 독자들도 생겼다. 일반인 49명이 ‘독자회원’으로 포럼에 가입해 있다. “휴전선 답사에 참여하고 싶다는 일반인의 문의가 많다”고 장 회장은 전했다.

―북한 문인과의 교류는 추진하고 계십니까.

“시도는 하고 있지만 남북한 정치 관계가 좋지 않아 쉽지 않습니다. 9월 경주에서 열리는 국제펜대회 총회에서 탈북 작가들로 구성된 펜클럽 북한센터가 가입되면 그들과 교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남북이 분단된 지도 60년이 넘었습니다. 통일문학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까요.

“분단문학은 끝나야 합니다. 분단문학이란 남북 이념의 갈등구조 속에서 이뤄진 것이죠. 이제는 그런 구조에서 벗어나 인간의 가치와 민족의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요. 올해는 통일문학에 대한 관심을 확대시키는 데 주력할 겁니다. 통일문학상을 제정하고 시와 소설 부문에서 각각 통일문학선집을 낼 계획입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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