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섹시男, 26일 한 사람만 웃는다

  • Array
  • 입력 2012년 2월 14일 03시 00분


코멘트

올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놓고 조지 클루니-브래드 피트 각축중년남자 희로애락 연기 물올라

조지 클루니(왼쪽) , 브래드 피트(오른쪽)
조지 클루니(왼쪽) , 브래드 피트(오른쪽)
‘지구상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 두 명이 맞붙는다.

26일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관심을 끄는 대목 하나는 남우주연상을 누가 타느냐이다. 10년 넘게 ‘피플지’의 섹시한 남자 랭킹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경쟁자이자 ‘절친’인 조지 클루니와 브래드 피트가 ‘디센던트’와 ‘머니볼’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16일 국내 개봉을 앞둔 ‘디센던트’와 지난해 11월 개봉한 ‘머니볼’은 공통적으로 남자 주인공이 끌고 가는 영화다. 두 섹시 가이는 성적 매력을 뽐내는 대신 중년 아저씨로 나와 연기력에 승부를 걸었다.

‘디센던트’에서 말끔한 슈트 대신 하와이안 셔츠에 반바지를 받쳐 입고, 슬리퍼를 끌고 등장하는 조지 클루니는 영락없는 아저씨다. 아내가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면서 사고뭉치 두 딸을 보살피게 되는 변호사 맷 킹 역이다. 아내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없다는 말을 듣고 슬픔에 빠진 그는 설상가상으로 아내가 몰래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까지 알게 된다. 이 와중에도 영화는 유머의 끈을 놓지 않는다.

희로애락이 풍부하게 담긴 작품이 나오기까지는 조지 클루니의 공이 컸다. 죽음을 앞둔 아내의 정부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그는 망가질 대로 망가진 모습으로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심영섭 영화평론가는 “그동안 능수능란하고 스페셜한 역을 맡아왔던 조지 클루니가 이번 영화에서는 소박한 아저씨의 내면연기까지 섭렵했다”며 “끊임없는 이미지 변신은 조지 클루니를 나이가 들수록 더 멋진 배우로 만들고 있다”고 호평했다.

이에 맞서는 브래드 피트는 ‘머니볼’에서 미국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단장 빌리 빈을 연기했다. 그가 연기한 빌리 빈은 2002년 최하위 야구팀을 이끌고 20연승을 기록한 신화적인 인물이자, 야구계의 오랜 관습을 뒤엎는 혁신가다. 그는 원톱을 맡아 영화를 힘 있게 끌어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브래드 피트의 영화는 배우 자신이 품은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이미지에 영화를 맞춘 것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머니볼에서는 꽃미남 배우가 아닌 영화 속 인물이 보였고, 그의 연기도 보였다”고 평가했다.

아카데미 수상 결과를 놓고 내기를 하는 베팅 사이트들은 조지 클루니의 남우주연상 수상을 유력시하는 분위기다. 앞서 지난달 15일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도 두 사람 모두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의 영광은 조지 클루니에게 돌아갔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조지 클루니가 유머부터 슬픔까지 연기의 폭이 더 넓었고, 동료 연기자들과의 어우러짐도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