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단원들 평균 34세 생동감이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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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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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라하 필하모니아 첫 내한공연 ★★★★

온드레이 브라베츠의 지휘로 산뜻하고 젊은 리듬감을 과시한 프라하 필하모니아. 실버트레인 제공
온드레이 브라베츠의 지휘로 산뜻하고 젊은 리듬감을 과시한 프라하 필하모니아. 실버트레인 제공
2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선 체코의 프라하 필하모니아는 젊고 경쾌한 소리로 공연장을 채웠다. 이날 프라하 필은 3곡의 앙코르곡을 연주하며 한국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 악단은 1994년 체코의 지휘자 이르지 벨로흘라베크(현 BBC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가 창단했다. 초기에는 청소년 연주자들을 주축으로 했으나 체코 정부와 프라하 시의 지원을 받아 콩쿠르 우승자 등 기량을 갖춘 연주자들을 지속적으로 영입해 실력을 키웠다. 현 단원들의 평균 나이가 34세인 ‘젊은’ 오케스트라다.

프라하 필은 로시니의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 서곡으로 시작해 드보르자크의 ‘체코 모음곡’, 베토벤 교향곡 7번 등 통통 튀는 리듬의 매력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이날 레퍼토리에 올렸다. 호른 연주자 출신인 지휘자 온드레이 브라베츠(32)는 50여 명으로 꾸린 소편성 오케스트라의 활력을 한껏 끌어냈다. 군더더기 없이 명징한 앙상블과 관의 조화가 빛났다. 금관악기를 제2바이올린 뒤에, 목관악기를 첼로 뒤에 배치해 사운드의 강약 대비를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모국 출신인 드보르자크의 작품에서 악단의 장점이 두드러졌다. 체코 모음곡의 민요풍 선율이 나긋나긋하면서도 화려하게 물결쳤다. 각기 다른 음색을 지닌 관악기들은 어느 하나 도드라지지 않고 화합해 현과 부드럽게 대화를 주고받았다.

베토벤 교향곡 7번에서는 속도감 있게 달려갔다. 깊고 묵직한 소리는 아니었지만 악단이 지닌 젊은 음색의 강점을 살린 연주였다. 2008년 내한한 구스타보 두다멜과 시몬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트라가 떠오를 정도로 역동적이었다.

앙코르곡으로는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서곡, 드라마 ‘겨울연가’ 테마곡 ‘스테핑 온 더 레이니 스트리트’, 드보르자크의 ‘슬라브 무곡’을 연주했다. 드라마 테마곡은 아름다웠지만 연주회의 전체적인 흐름과는 맞지 않았다. 펄떡거리는 활기, 깨끗한 사운드의 여운이 깨져 아쉬움을 주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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