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책과 사진으로 만나는 한국연극 파노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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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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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영 석좌교수 연극사 집대성
광복이후 공연사진 451장 전시

한국 연극의 근현대사를 조명하는 학술서 발간과 사진전시가 맞물렸다.

원로연극학자 유민영 서울예대 석좌교수(74)는 ‘한국근대연극사 신론’(태학사) 상하 두 권을 새롭게 내놨다. 1996년 990쪽 분량으로 발표했던 전작을 1500여 쪽으로 증보 확대한 저서다. 유 교수는 이 책에서 한국 연극 근대사와 현대사의 분기점을 8·15 광복으로 보는 기존 시각에서 벗어나 1950년대 말까지로 봐야 한다는 다소 파격적 제안을 내놓았다.

그는 서문에서 “민족해방이 우리 역사의 중대한 전환점인 것만은 틀림없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정치 경제 사회사의 획기적 전환점일지언정 적어도 문화예술 특히 연극사적으로 전환점이 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해방공간에서 이데올로기 갈등과 6·25전쟁, 경제난 와중에서 남북 연극계 모두 식민지 시대에 했던 방식과 프로그램을 거의 그대로 반복하며 연장해왔을 뿐이라는 성찰 때문이다. 세계연극의 흐름이나 변화와 동떨어진 낙후된 근대연극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다는 것이다.

1962년 드라마센터 개관작 ‘햄리트’에서 오필리어 역을 맡은 오현주 씨와 햄릿 역을 맡은 김동원 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1962년 드라마센터 개관작 ‘햄리트’에서 오필리어 역을 맡은 오현주 씨와 햄릿 역을 맡은 김동원 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그는 광복 대신 “신극운동을 주도했던 극단 신협에 반기를 들고 나오면서 현대연극의 기치를 내세운 제작극회가 결성된 1956년을 현대연극사의 출발점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즈음 극단 신협도 국립극단에 흡수되고 1960년 실험극장을 필두로 동인극단이 대거 등장하면서 진정 현대적 연극흐름이 시작됐다는 이유에서다.

때마침 대학로 예술가의집(구 예술위 건물) 내 명예의 전당에선 광복 이후 우리 연극사를 수놓은 공연사진 451장을 모아 전시하는 ‘한국 연극의 순간들-공연사진으로 본 연극사’가 22일부터 시작됐다. 12월 31일까지 1, 2부로 나눠 이어질 이번 전시에선 극단 신협의 ‘목격자’(1947년)와 국립극장 개관작 ‘원술랑’(1950년), 드라마센터 개관작 ‘햄리트’(1962년)’, 극단 산울림의 창단공연 ‘고도를 기다리며’(1969년) 등의 공연사진을 살펴볼 수 있다. 무료. 02-760-4717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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