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불교문화 근원지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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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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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된 中 최초의 사찰 바이마사
인도서 온 두 고승의 설법 들리는듯…

중국 허난 성 신양의 징쥐사 대웅보전. 징쥐사는 6세기 천태종의 역사가 처음 시작된 곳이다.신양=김진 기자 holyjjin@donga.com
중국 허난 성 신양의 징쥐사 대웅보전. 징쥐사는 6세기 천태종의 역사가 처음 시작된 곳이다.신양=김진 기자 holyjjin@donga.com
서기 68년 어느 날, 중국 동한(東漢)의 효명 황제는 꿈에서 광채가 나는 신인(神人)을 만났다. 부처였다. 그는 즉시 인도로 백마를 보내 두 고승 섭마등(攝摩騰)과 축법란(竺法蘭)을 불상과 함께 뤄양(洛陽)으로 모셔와 바이마(白馬)사를 세웠다.

중국 불교의 근원지이자 중국 제일의 고찰(古刹) 바이마사를 16일 찾았다. 대한불교 천태종(총무원장 정산 스님)이 뤄양에서 주최한 한중 불교 포럼 참석을 겸한 방문이었다. 절 입구를 들어서자 전설대로 불교를 처음 들여왔던 두 고승의 무덤이 양쪽 끝에 하나씩 자리 잡고 있었다.

“당나라 때 무덤을 열어보았는데 두 고승이 수도하는 자세 그대로 항아리에 보존돼 있었다는 기록이 전해옵니다. 대단한 스님들이셨죠.”(인러·印樂 방장스님)

사찰은 오랜 시간 수도승들의 땀과 고뇌를 고스란히 간직한 듯 차분하면서 위엄이 있었다.

다음 날 뤄양에서 차로 2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곳은 정저우(鄭州) 쑹산(嵩山) 산에 위치한 사오린(少林)사. 527년 인도의 달마 스님이 9년간의 면벽 수행 끝에 중국 선종(禪宗)을 창시한 곳이다. 우리에겐 달마권법을 위시한 중국 무술계의 교육장으로 더 친숙하다. 절에 들어서니 수행을 하며 맨손가락으로 찔렀다는 ‘흔적’들이 고목에 남아 있었다. 사오린사의 방장 융신(永信) 스님은 “최고의 무술승들은 세계 순회공연 중”이라고 말했다. 아쉬움이 남았지만 어린 승려들의 짧은 무술 시연은 관람이 가능하다. 매년 사오린사를 찾는 관광객은 200만 명에 달한다.

사오린사에서 5시간 버스를 타고 신양(信陽)의 시골지역 다쑤(大蘇) 산으로 이동했다. ‘깨끗함이 머문다’는 사찰, 천태종의 발원지 징쥐(淨居)사가 자리 잡고 있었다. 절 이름처럼 사람의 손이 거의 닿지 않은 듯한 분위기였다. 서기 560년 천태 대사는 스승인 혜사 스님을 이곳에서 처음 만났다. 이곳은 천태 대사가 처음 깨달음을 얻은 장소이자, 첫 설법지이기도 하다. 대한불교 천태종의 진철 스님은 “이곳 징쥐사는 중국 불교뿐 아니라 한국 천태종에도 매우 의미 있는 곳이다. 징쥐사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으로 천태 대사와 천태종 근원에 대한 귀한 연구가 가능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명나라 때 다시 지은 대웅전에는 30개의 나무 기둥이 건물을 지탱하고 있었고, 나무로 하나하나 만들었을 대웅전 계단은 명대의 건축 양식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었다.

징쥐사 뒤편으로 산길을 한참 오르자 오래된 석비가 눈에 띄었다. 584년 당시 이곳 사람들이 혜사 스님을 기념하기 위해 새겨놓은 것이다. ‘다쑤 산에 거주해 혜사가 개산(開山)하다’라는 비문이 새겨져 있다. 개산은 산이 열리다, 깨달음을 얻다라는 뜻이다. 어떠한 인위적인 요소도 없이 예전 모습 그대로를 순수하게 간직하고 있는 징쥐사. 이 고찰은 그 자체가 천태종의 역사이고 소중한 불교 유적이었다.

뤄양·정저우·신양=김진 기자 holyj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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