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173>禍福이 無不自己求之者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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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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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公孫丑(공손추)·상’ 제4장의 가르침은 매우 간결하다. 화든 복이든 모두 자기가 불러들인다는 것이다. 맹자는 당시 군주들의 정치를 분석해서 仁則榮(인즉영·어질면 영화롭게 된다)하고 不仁則辱(불인즉욕·어질지 못하면 치욕을 당한다)는 원리를 제시하고, ‘지금 국가가 한가하면 이때에 미쳐 즐기고 놀며 태만하고 오만하니, 이는 스스로 앙화를 구하는 것이다’라고 준엄하게 경고한 후, 위와 같이 개괄했다. ‘화와 복이 자기로부터 구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말은 정치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실천행위에 대해서도 일반원리로 삼을 수 있다. 無不自己求之者는 이중부정의 구로, 화와 복의 어느 것이든 모두 자기 자신으로부터 그것을 구하는 셈이라는 뜻이다.

‘시경’ 大雅(대아) ‘旱麓(한록)’편에 ‘愷悌君子(개제군자) 求福不回(구복불회)’라는 구절이 있다. ‘점잖은 군자들은 복을 구해도 간사하게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복을 구하더라도 邪曲(사곡·요사하고 비뚤어짐)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 것이다. 이 말은 맹자가 여기서 ‘화와 복이 자기로부터 구하지 않는 것이 없다’고 한 것과 통한다. 맹자의 지적은 정말로 위정자들이 깊이 새겨야 할 말이되, 자기 완성을 위해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이 佩服(패복·마음에 깊이 새겨 잊지 않음)해야 할 말이기도 하다.

하나라 성군인 成湯(성탕)은 7년의 旱災(한재)를 당하여 桑林(상림)에서 비를 빌 때에 여섯 가지 자신의 과실을 引責(인책)했다고 한다. ‘시경’ 大雅(대아) ‘雲漢(운한)’편에 보면 주나라 宣王(선왕)은 한재를 만나 자기를 반성하고 덕을 닦아 하늘에 호소하여, ‘어찌 나를 위해서이겠는가, 여러 관료들을 안정시키려 해서이니라. 하늘을 우러러보니, 저 하늘은 언제나 그 편안함을 내려 주실는지’라고 했다. 奇大升(기대승)이 말하였듯이, 성탕이나 선왕은 모두 재난은 어차피 면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여 태만히 하지 않았고 氣數(기수)가 혹 그런 것이라 여겨 방자하지 않고서, 자기의 정성을 다하여 기어이 하늘을 감동시키려고 힘쓴 것이다.

지금 우리의 정치가나 각 개인도 기왕의 잘못은 깊이 懲戒(징계)하고 장래의 복을 스스로 구해야만 할 것이 아닌가.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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