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148>宋人이 有閔其苗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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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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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가 말하는 浩然之氣(호연지기)란 결코 어떤 한 행동이 우연하게 義(의)에 부합한다고 해서 곧바로 바깥으로부터 엄습하여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맹자는 호연지기를 기르기 위해서는 행동마다 義를 실천함으로써 義를 차츰차츰 축적하여 나가는 集義(집의)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맹자는 호연지기를 기를 때는 효과를 미리 기대하지 말고, 마음에 잊지도 말며, 억지로 助長(조장)하기를 송나라 사람 하듯이 하지 말라고 했다. 송나라 사람이 하듯이 한다는 것은 알苗助長(알묘조장)의 일을 가리킨다. 알묘조장이란 벼의 싹이 빨리 자라나기를 기대해서 벼의 싹을 조금 들어 뽑아놓는 행위이다.

閔은 근심할 憂(우)와 같다. 알은 뽑을 拔(발)과 같다. 芒芒은 茫茫(망망)과 같아 ‘멍청하게’의 뜻이라고 한다. 지치고 피곤한 모습이라고 풀이하기도 한다. 其人은 그 집안사람들이다. 病은 피곤함이다. 槁는 ‘마를 枯(고)’와 같다.

宋나라는 殷(은)나라의 후예로, 그 땅 사람들은 춘추전국시대 다른 나라 사람들과 풍습이 달라서 종종 바보 취급을 당하기도 했다. 融通性(융통성) 없이 舊習(구습)과 前例(전례)만 固執(고집)한다는 뜻인 守株待兎(수주대토)라는 성어도, 송나라 농부가 그루터기를 지켜 토끼를 기다린 일에서 나왔다.

한편 한자어 가운데 본래의 맥락과는 다르게 쓰이는 말도 많은데, 助長이란 말도 그 하나다. ‘공손추·상’의 이 장에서 알 수 있듯이, 助長은 성급히 효과를 기대하여 인위적으로 자라게 한다는 뜻으로 부정적인 말이었다. 오늘날 긍정적인 뉘앙스로 사용하는 것은 실은 잘못된 쓰임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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