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139>夫志는 氣之帥也요 氣는…

  • Array
  • 입력 2011년 4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公孫丑(공손추)의 질문에 답하여 맹자는 告子의 不動心(부동심)에 대해 설명하고 그 결함을 비판했다. 곧 맹자는 고자가 ‘마음에 편안함을 얻지 못하거든 기운에 도움을 구하지 말라’고 한 것은 근본을 시급히 하고 지엽을 느슨히 한 것이므로 可하다고 부분 인정하면서도, 고자가 ‘말에서 이해되지 못하거든 마음에 알려고 구하지 말라’고 한 것은 밖에서 잃고서 안까지 버린 셈이므로 不可하다고 했다.

夫는 ‘무릇’이란 말로, 발어사이다. 志는 마음이 가는 바로, 마음의 지향성을 뜻한다. 氣는 몸 안에 가득 들어찬 활동력, 생명력을 말한다. 帥(수)는 將帥(장수)이다. ‘志至焉, 氣次焉’은 ‘의지는 지극한 것이고, 기는 그 다음이다’라는 뜻이다. 단, ‘의지가 이르러 가고서 기가 그 뒤를 따른다’고 풀이할 수도 있다. 故는 논거와 결론을 이어주는 접속사이다.

주자(주희)는 의지와 기를 內와 外, 本과 末의 관계로 파악해서 다음과 같이 풀이했다. 만일 그 지극한 경지를 논한다면 의지는 진실로 氣의 장수가 된다. 그러나 氣는 또한 사람의 몸에 꽉 들어차 있어서 의지의 卒徒(졸도)가 된다. 따라서 의지는 지극한 것이고 氣는 그 다음이 되므로, 사람은 마땅히 의지를 공경히 지켜야 하지만 기를 기르는 일도 극진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의지를 잘 잡더라도 또 기를 거칠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매듭을 지었다.

인간의 활동은 의지가 중요하지만 몸속에 가득한 생명력 또한 중요하다. 생명의 활동성 없이 의지만으로 활동해 나갈 수는 없는 것이다. 맹자의 가르침에 따르면 不動心하기 위해서는 의지를 잘 잡는 일과 氣를 거칠게 만들지 않는 일이 모두 중요하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