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판소리 ‘남한산성’ 대중속으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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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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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택 명창 12바탕 창작품 두번째 도전
29일 하남무대 시작 성남-서울 연속공연

창작 판소리 남한산성 판본 사설을 쓰고 2부 작창을 한 임진택 명창. 창작판소리12바탕 추진위원회 제공
창작 판소리 남한산성 판본 사설을 쓰고 2부 작창을 한 임진택 명창. 창작판소리12바탕 추진위원회 제공
“서울에서 동남쪽으로 20여 km 떨어진 한강 남쪽, 넓은 뽕밭 잠실이 펼쳐지다가 갑자기 솟아올라 웅장한 산세를 자랑하는 꼭대기에 오래된 산성이 자리 잡고 있으니, 이곳이 곧 남한산성이라.”

현대판 창작 판소리 12바탕을 만들겠다는 임진택 명창(61)의 ‘12바탕 창작 프로젝트’ 두 번째 작품인 ‘남한산성’이 4월 말 관객을 찾는다. 지난해 첫 작품 ‘백범 김구’에 이은 두 번째 작품이다.

11일 경기 수원시 경기문화재단 다산홀에서 열린 시연회에서 전반부는 중앙대 국악과 교수인 한승석 명창이, 후반부는 임 명창이 남한산성의 장구한 역사를 2시간 20여 분의 유장한 소리로 풀어냈다.

1부는 남한산성의 유래와 축성을 다뤘다. 신라 문무왕 시절 당나라에 대적하기 위해 주장산 꼭대기에 성을 쌓은 얘기부터 조선 선조 26년 개축 당시 동남쪽 축성 책임을 맡았다가 공사기한을 넘겨 참형을 당한 이회 장군에 얽힌 매바위 전설까지 정사(正史)와 전설을 두루 담았다. 2부는 병자호란 당시 항쟁과 굴욕의 역사를 훑고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거점이 됐던 내용을 펼쳐낸다.

12바탕 창작 프로젝트는 1980년대 민중문화운동 차원에서 김지하 시인의 담시를 판소리로 옮겼던 임 명창이 2009년 전 문화체육부 차관 김도현 씨와 손잡고 ‘창작판소리12바탕 추진위원회’를 결성하면서 첫걸음을 뗐다. 고전 판소리 12바탕(이 중 다섯 바탕만 전해짐)을 잇는 명작을 만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김 씨가 위원장을, 임 명창이 예술총감독을 맡았다.

임 명창은 “예전에 만든 정치적 성격의 판소리들은 관중의 호응을 얻는 데 실패해 한동안 창작을 접기도 했다. 이번엔 대중성을 염두에 둔 정통 판소리”라고 말했다. 주로 마당극 활동을 하며 ‘광대’라는 호칭을 써 왔던 임 씨는 이번 공연부터 명창이라는 호칭을 부여받았다. 명창은 소리꾼 고수로 인정해 전문가 그룹이 붙여주는 호칭. 최근 본격적으로 판소리 활동에 나선 임 씨를 격려하는 의미가 아울러 담겼다.

판소리의 사설을 쓰고 소리를 입히는 것(작창)은 공이 많이 든다. 7만300여 자의 사설을 임 명창이 쓰는 데만 4개월이 걸렸고 작창은 중앙대 교수인 한승석 명창과 나눠 했는데도 2개월이나 걸렸다. 그럼에도 2020년까지 매년 한 작품씩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역사상 존경받을 만한 인물들과 역사적 장소가 소재다. 내년엔 탄생 250주년을 맞는 다산 정약용을, 그 이듬해는 정전 협정 60주년을 맞아 분단의 역사와 생태자연보전구역으로 기능하는 비무장지대(DMZ)를 판소리로 풀어낼 계획이다. 29일 경기 하남시 문화예술회관 공연을 시작으로 5월 3일 성남시 성남아트센터, 5월 20일 서울 남산국악당 무대에서 공연한다. 031-510-5409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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