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133>孟施舍之所養勇也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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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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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는 용기의 종류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먼저 北宮유(북궁유)의 養勇(양용·용기를 기름)을 예시하고, 이어서 孟施舍(맹시사)의 養勇을 예시했다. 孟施舍는 본래 이름이 孟舍(맹사)인데, 성과 이름 사이에 施(시)라는 어조사가 들어간 듯하다. 그는 대개 力戰(역전)의 용사였던 듯하다. 여기서 맹자는 맹시사의 용기를 묘사하거나 서술하지 않고, 맹시사가 평소 자부하여 한 말을 인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曰 이하는 맹시사의 말이다.

視不勝猶勝은 視A猶B의 짜임으로, A 보기를 B같이 여긴다는 뜻이다. 不勝은 전투에서 이기지 못할 형세, 勝은 이길 형세를 말한다. 맹시사는 실제로는 이길 수 없는 형세라도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여겼으니, 전투를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은 인물이다. 量敵은 적의 强弱(강약)을 헤아린다는 뜻, 慮勝(여승)은 자신의 편이 이길 것을 헤아린다는 뜻이다. 會는 적과 마주 싸우는 것을 말한다. 三軍은 제후의 대국에서 군대를 편성하는 단위를 말한다. 천자가 六軍을 인솔하는 데 비해 제후의 강국은 三軍을 두었다고 한다. 또 一軍은 1만2500명이었다고 한다. 舍는 맹시사가 자기 자신을 가리키기 위해 이름을 든 것이다. 豈能爲必勝哉는 어찌 필승을 할 수 있겠는가, 필승할 수가 없다는 말이다. 能無懼而已矣는 자신은 다만 두려움이 없이 적과 접전할 따름이라는 말이다.

맹시사가 이기지 못할 상황을 보되 이길 것 같이 여겨 어느 상황이든 적을 두려워하지 않고 적과 마주 싸웠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이다. 두려움 없음을 주장으로 삼아서 不動心을 이루었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맹시사의 용기도 북궁유의 용기나 마찬가지로 道義의 관념을 바탕에 두지 않았다. 그런 용기를 높이 평가할 수 있겠는가.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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