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로 훑었다, 도시의 겉과 속

  • Array
  • 입력 2011년 1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박여숙화랑 ‘도시의 풍경’전

‘도시의 풍경’전에 나온 구성수 씨의 ‘종로5가 지하도로’는 일상적 풍경을 새롭게 보게 한다.
‘도시의 풍경’전에 나온 구성수 씨의 ‘종로5가 지하도로’는 일상적 풍경을 새롭게 보게 한다.
사람과 건물이 밀집된 도시는 친숙한 풍경이다. 하지만 따스함과 차가움, 자연과 문명 등 양면성을 지닌 도시는 그 온전한 모습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박여숙 화랑이 2월 1일까지 여는 ‘도시의 풍경’전은 익숙한 듯 낯선, 대도시의 겉과 속을 카메라 렌즈로 낱낱이 탐색한다.

전시에 참여한 7명의 사진작가들은 도시를 바철이 통과하는 도심의 지하통로를 포착했다. 도시의 이면을 사실적이고 건조한 시선으로 담아낸 그의 사진은 마치 기하학적 문양으로 정돈된 회화처럼 다가온다. ‘보고 있으면서도 보지 않는, 존재하고 있으나 존재로 인식하지 못하는’ 일상적 풍경을 관찰자의 시선으로 펼쳐낸다.

실재하는 이미지를 바탕으로 초현실적이거나 공상과학적 이미지를 연출한 작품도 도시에 대한 해석을 넓혀준다. 건물에서 드러난 원과 선과 면, 색과 빛을 활용한 조형적 이미지로 도시를 상징적 이미지로 재해석한 김도균, 포토콜라주로 건물과 길을 중첩시켜 현실과 공상의 경계가 모호한 도시를 보여준 류정민, 집이나 자동차의 이미지를 빽빽하게 재배치해 가상공간의 가능성을 파고든 박상호 씨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이지연 이창훈 홍승희 씨의 사진은 도시 사람들의 정서와 내면을 엿보게 한다. 이지연 씨는 대형 화면에 무수한 사람들의 이미지를 반복 배치해 시각적 재미를 주면서 매일 스쳐 지나가면서도 서로를 알지 못하고 교류하지 않는 도시생활을 암시적으로 드러낸다. 홍승희 씨는 자신이 연출한 공간을 촬영해 차갑고 고요한 도시의 단면을 담아내고, 이창훈 씨는 풍경에서 건물의 문과 창문을 모두 지운 사진으로 소통의 부재, 타국에서 생활했던 작가의 소외감과 고립감을 보여준다. 02-549-7575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