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무각사 ‘중생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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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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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展-재활용장터 열고 삼계탕 공양행사도

광주 상무신도심 내 도심사찰 무각사 경내에 자리한 북카페. 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광주 상무신도심 내 도심사찰 무각사 경내에 자리한 북카페. 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광주 상무신도심 내 무각사(주지 청학 스님)가 도심 속 문화휴식 공간으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광주 최대 업무 금융지구와 유흥가를 끼고 있는 상무신도심 5·18공원 내 무각사는 서울 봉은사에 비견되는 도심사찰. 사찰 내 북카페와 나란히 자리 잡은 ‘로터스갤러리’는 15일부터 한 달간 광주 출신 원로 서양화가 황영성 화백 초대전을 연다. 이번 전시회는 5월 개관기념 특별전 ‘빛의 화가’ 방혜자(프랑스 파리 거주) 초대전, 한중일 사진전 등에 이은 8번째 행사. 광주에서 6년 만에 개인전을 여는 황 화백은 고향, 초가집, 가족 등 특유의 정감어린 소재를 바탕으로 한 연작 ‘가족 이야기’ 등 20여 점을 선보인다. 무각사는 전시회 개막에 앞서 14일 지역 문화계 인사들을 초청해 사찰요리 전문가 대안 스님이 준비한 저녁 공양을 함께하기도 했다.

옛 육군전투병과교육사령부(상무대) 내 군종 사찰(송광사 말사)로 출발한 무각사의 ‘변신’은 “시대 변화에 맞춰 불교가 먼저 중생 속으로 가깝게 다가서야 한다”는 청학 스님의 지론에 따른 것. 그는 “종교의 벽을 허물자”며 불교 원불교 천주교 기독교 등 4대 종교단체 및 관할 서구청이 함께하는 재활용장터 ‘보물섬’을 열어 관심을 모았다. 보물섬은 파리 길상사 주지 등을 지낸 청학 스님이 부럽게 여겨 온 유럽 벼룩시장을 우리 식으로 발전시킨 재활용운동으로 이미 인지도를 높였다.

2008년부터는 매년 삼복더위 때 노인 1000여 명을 초청해 삼계탕 공양행사를 열어 왔다. 육식을 삼가는 불가의 기본 계율까지 어긴 이 행사 역시 ‘중생 속으로’ 원칙 아래 주부신도 봉사단 1000여 명의 정성이 모여 이뤄낸 것이다. 이 봉사단은 3월 입적한 법정 스님 다비식 때 김밥 도시락 수천 명분을 ‘뚝딱’ 만들어 송광사로 공수하는 조직력을 내보이기도 했다.

광주=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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