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클래식과 무용 음표가 춤추듯 기쁨의 하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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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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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발레프로젝트 JOY’
영웅 안무 ★★★★ 무용수 기량 ★★★☆, 세레나데 안무 ★★★★ 무용수 기량 ★★★☆

27, 28일 공연된 서울발레씨어터의 ‘모던발레프로젝트 JOY’에서 공연된 ‘세레나데’. 치맛자락을 활용해 새의 날갯짓을 표현했다. 사진 제공 서울발레씨어터
27, 28일 공연된 서울발레씨어터의 ‘모던발레프로젝트 JOY’에서 공연된 ‘세레나데’. 치맛자락을 활용해 새의 날갯짓을 표현했다. 사진 제공 서울발레씨어터
“제 작품은 그냥 음악에 대한 표현이에요.”(안무가 안성수 씨)

“작품이 마음에 안 드시면 눈을 감고 음악만 들어도 돼요. 음악이 워낙 아름답잖아요.”(안무가 제임스 전 씨)

28일 서울발레씨어터 ‘모던발레프로젝트 JOY’ 공연 뒤 마련된 ‘안무가와의 대화’에서 두 안무가는 작품에 대해 묻는 관객들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27, 28일 경기 과천시민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 이 공연에서 전 씨는 음악으로 차이콥스키 ‘현을 위한 세레나데’를 사용한 ‘세레나데’를, 안 씨는 베토벤 교향곡 제3번(영웅교향곡) 1악장을 사용한 ‘영웅’을 선보였다. 공연 제목처럼 좋은 음악과 안무가 만났을 때의 기쁨(JOY)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이었다.

안 씨는 현대무용 안무가로 불리지만 ‘영웅’에서는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발레 동작을 응용한 작품을 선보였다. 자신의 기존 작품보다 많은 16명의 무용수와 작업한 덕분에 무대를 깊이 있게 활용하는 특유의 공간 구성이 한층 잘 살아났다. 안 씨가 자신의 무용단(안성수픽업그룹)이 아니라 발레단과 함께 작업함으로써 얻은 효과다. 똑같은 동작을 찾기 힘들 정도로 다양하게 구성한 등장 및 퇴장 장면, 음표 하나하나를 그대로 표현하는 세밀한 동작은 규모가 크고 다채로운 선율이 등장하는 음악에 안성맞춤이었다.

안 씨의 작품이 음악 그 자체였다면 전 씨의 작품은 음악을 잘 표현해낸 안무와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연출이 조화를 이뤘다. 1999년 초연한 작품이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전체 4막 중 세 번째 막을 수정했다. 시작과 끝에 바다를 연상시키는 파도소리를 삽입하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새벽과 낮, 밤, 다시 아침으로 색이 변하는 배경을 세워 줄거리의 기승전결을 이해하도록 했다. 무용수들이 긴 치맛자락을 손에 든 채 움직이거나 팔을 등 뒤로 한껏 젖힐 때면 자연스럽게 새의 날갯짓이 떠올랐다. 무용수 24명이 무대를 가로지르며 연속해서 점프하는 1막 마지막 장면, 석양을 배경으로 천천히 숨을 거두는 새의 모습을 그린 3막은 작품의 백미였다.

무대에서 무용수들이 박자를 놓치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띈 점은 아쉬웠다. ‘영웅’과 ‘세레나데’ 모두 음악에 충실한 안무이기 때문에 음악과 동작이 어긋나면 더욱 크게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두 작품 모두 무용과 음악이 만나는 상승효과를 한껏 드러낸 공연으로 짙은 여운을 남겼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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