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IPCHU〓Beginning of Aut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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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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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시풍속사전 첫 영문판 나와

‘입추=立秋=IPCHU=Beginning of Autumn.’

입추를 한자로 쓴 뒤 소리 나는 대로 로마자로 표기하고, 다시 ‘가을을 맞이하는 시기’란 뜻의 영문표기를 했다. 국립민속박물관이 최근 발간한 한국세시풍속사전 영문판 ‘Encyclopedia of Korean Seasonal Customs’의 내용이다.

민속박물관은 24절기와 각 절기와 연관된 풍속과 음식 등을 소개한 6권의 한국세시풍속사전 내용을 압축해 230개 항목으로 줄여 한 권의 영문사전으로 만들었다. 민속사전을 영어로 번역한 것은 처음이다.

사전은 먼저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뉘고 그 안에서도 열두 달로 나뉜다. 월별로 진행되는 세시풍속의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3월에는 화전과 청명, 6월에는 삼계탕 탁족 대서, 9월에는 국화주 중양절, 12월에는 동치미와 동지 등이 수록됐다.

국립민속박물관이 발간한 한국세시풍속사전 영문판. 입춘의 경우 발음 그대로 로마자로 표기한 ‘IPCHUN’과 의미 풀이인‘Beginning of Spring’을 함께 적어 외국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꾸몄다.
국립민속박물관이 발간한 한국세시풍속사전 영문판. 입춘의 경우 발음 그대로 로마자로 표기한 ‘IPCHUN’과 의미 풀이인‘Beginning of Spring’을 함께 적어 외국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꾸몄다.
박물관 측이 특히 공을 들인 부분은 의미를 적은 부분. 단순히 직역만 해서는 외국인들이 각각의 민속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초벌번역한 것을 한국문화를 전공한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의 티머시 탄젤리니 교수와 서울대 인류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영국 출신 귀화인 채리아 씨가 감수를 맡았다. 영문 사전 출판을 담당한 안정윤 학예연구사는 “세시풍속의 이름을 영어로 번역하는 것만으로는 거기 담긴 뜻과 문화를 전달할 수 없어 외국인들이 직접 자신들이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다듬었다”고 설명했다. 대설의 경우 처음에는 ‘Big Snow’로 번역했다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눈보라가 치는 날이라는 뜻의 ‘Day of Snow Blast’로 바꾼 게 그 예다. 단오도 단순히 ‘First Fifth’라고 날짜만 강조하는 데서 벗어나 ‘Festival of the fifth day of the fifth lunar month’라고 표현해 단오가 갖는 흥취를 담았다.

이 사전들은 앞으로 세계 각국의 공립도서관에 비치돼 한국의 민속 문화 전도사 역할을 할 예정이다. 신광섭 관장은 “외국인은 물론이고 외국에 나가있는 한국인들도 이 사전을 보고 민속 문화를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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