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965>孟子見梁惠王하신대 王이 立於沼上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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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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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양혜왕·상’의 두 번째 장이다. 흔히 與民偕樂(여민해락)章이라 한다. 맹자가 초빙되어 魏(위)나라 大梁(대량)으로 가 있을 때의 일을 적었다. 맹자는 이 장에서 백성과 더불어 즐기는 즐거움이 진정한 즐거움임을 설파한다. 양혜왕은 何必曰利(하필왈리)章에 나왔던 魏나라 제후 앵(앵)이다. 沼上은 연못가로, 上은 언저리라는 뜻이다. 顧는 돌아봄이다. 鴻雁은 기러기인데 鴻은 큰기러기다. 雁은 안으로도 적는다. 미鹿은 사슴인데 미는 큰사슴이다. 賢者는 현자 일반을 가리키는 듯하되 실은 맹자를 가만히 가리킨다. 此는 鴻雁미鹿을 가리킨다. 乎는 의문종결의 어사다.

전국시대 제후는 궁궐 안에 화려한 정원을 꾸미고 누대를 세웠으며 별도로 동산을 경영해서 진기한 초목과 짐승을 길렀다. 楚(초)나라 靈王(영왕)이 章華臺(장화대)를 세운 것도 한 예다. 그런데 주나라 文王도 靈臺(영대)를 세우고 靈沼(영소)를 팠다고 했으니 군왕이 정원과 동산을 경영하는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었다. 맹자는 문왕이 정원 및 동산을 경영하고 향유한 방식이 당대의 제후와 달랐다는 점을 부각하게 된다.

양혜왕이 동산에서 맹자를 만났을 때 기러기 및 사슴을 돌아보는 행동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첫째는 군주로서의 득의의 행동으로 볼 수도 있다. 둘째, 大人을 면회할 때 기러기가 못에서 날고 사슴이 정원에서 놀았으므로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그랬다고 볼 수도 있다. 尹行恁(윤행임)은 후자로 보았다. 양혜왕에게 양심의 발현처가 있었기에 맹자가 그것을 근거로 양혜왕을 설득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과연 어떻게 보아야 하나.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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