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925>子游曰, 喪은 致乎哀而止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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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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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子張’의 제14장은 子游가 상례에 대해 언급한 말을 기록했다. 子游는 이름이 言偃으로 자유는 字다. 言游라고도 부르며, 孔門十哲의 한 사람이다. 致는 極盡(극진)히 함이다. 而止는 而已와 같아, ‘∼할 뿐이다’의 뜻이다.

‘예기’ ‘檀弓(단궁) 상’에 보면 子路는 공자에게서 “상례는 슬픔이 부족하고 예가 여유 있기보다는 예가 부족하더라도 슬픔이 충분한 것만 못하다”는 가르침을 들었다고 했다. 유학자들은 喪葬(상장)을 지나치게 존중한다고 비난받았으나 공자는 결코 虛禮(허례)를 인정하지 않았다.

자유가 상례에 대해 언급한 말은 공자가 ‘八佾(팔일)’편에서 예의 근본에 대해 말하면서 상례를 언급한 내용과 통한다. 林放(임방)이 禮의 근본에 대해 묻자 공자는 “예는 외관상 성대하게 거행하기보다는 차라리 검소한 것이 낫고, 상례는 형식적으로 잘 치르기보다는 차라리 진정으로 슬퍼하는 것이 낫다”고 했다. 역시 같은 ‘八佾’편에서 공자는 “남들의 위에 있으며 寬大(관대)하지 않고, 예식을 거행하며 恭敬(공경)하지 않으며, 상례에 임해 슬퍼하지 않는다면, 무어 볼 만한 것이 있겠는가?”라고도 했다. 禮의 근본은 誠意(성의)라고 밝힌 것이다.

다만 주자는 자유의 말이 微細(미세)한 것을 소홀히 여겨 지나치게 高遠하다고 지적했다. ‘예기’ ‘雜記(잡기)’를 보면, 子貢(자공)이 부모의 상에 대해 묻자, 공자는 “敬(경)이 上, 哀(애)가 다음, 瘠(척)이 下”라고 했다. 敬은 시신에 입히는 옷과 관 속에 넣는 물건을 공경하고 성실하게 하는 것을 말하고 哀는 자유가 말했듯이 슬픔을 지극히 하는 것을 말하며 瘠은 지나치게 슬퍼해서 상례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몸이 상하는 것을 말한다. 역시 상례는 공경을 다하면서 진정으로 슬픔을 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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