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915>子夏曰, 博學而篤志하며 切問而近思하면 仁在其中矣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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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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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업에 뜻을 두어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는 사람을 篤志家라고 한다. ‘논어’ ‘子張’의 제6장에 나오는 篤志란 말에서 파생된 것이라고 한다. 한문고전의 ‘近思錄’이란 책의 이름도 여기서 나왔다. 곧 주희는 呂祖謙(여조겸)과 함께 周敦이(주돈이) 程顥(정호) 程이(정이) 장재(張載) 등 네 학자의 글에서 학문에서 긴요한 문제와 일상생활에서 절실한 내용을 뽑아 편집하면서 제목을 ‘근사’라고 한 것이다.

子夏는 博學 篤志 切問 近思의 네 가지 속에 仁이 있다고 했다. 子夏는 孔門四科 가운데 文學의 범주에서 뛰어났으므로 우선 博學(박학)을 강조했다. 切問이란 자기에게 있는 것을 절실하게 묻는 일, 혹은 일상생활의 일로부터 類推(유추)하는 일을 가리킨다. 주희에 따르면 자하가 말한 네 가지는 모두 學問思辨(학문사변), 즉 배우고 묻고 생각하고 분변하는 일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므로 힘써 仁을 실천하는 것에는 미치지 못한다. 學問思辨은 ‘중용’에 나오는 博學 審問(심문) 愼思(신사) 明辨(명변)을 줄여서 말하는 것으로 모두 앎의 공부에 속한다. 하지만 앎의 공부에 힘쓰면 마음이 밖으로 달리지 않아 마음을 보존하는 데 익숙하게 된다. 그렇기에 자하는 仁이 그 가운데 있다고 말한 것이다.

주희는 자신도 學問思辨에 힘썼으므로 앎의 공부에 힘쓰면 마음이 밖으로 달리지 않도록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마음이 밖으로 달린다는 것은 명예나 이익 등 세간의 일에 마음이 휘둘리고 그것에 구애받는 것을 말한다. 外馳(외치)나 무外(무외)라고 적는다. 옛 학자들은 마음이 밖으로 달리지 않도록 공부하였다. 우리는 왜 공부를 하는가.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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