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909>子張曰, 士見危致命하며 見得思義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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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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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論語’ ‘子張’은 모두 공자 제자의 말을 기록했는데, 子夏의 말이 가장 많고 子張이 다음이다. 제1장은 자장의 말이다. 士는 올바른 뜻을 지니고 節操(절조)가 있는 사람을 말한다. 見危는 본래 군주나 부친의 위급한 상황을 목도하는 것을 말한다. 致命은 목숨을 바친다는 뜻이니 授命(수명)과 같다. 見得은 이익에 직면한다는 말, 思義는 도의적으로 옳은지 생각한다는 말이다. 思敬은 경건한 마음을 가지려고 한다는 뜻, 思哀는 망자의 죽음을 진정으로 슬퍼하는 마음을 가지려고 한다는 뜻이다. 其可已矣는 그것으로 괜찮다는 뜻으로, 已矣는 단정의 뜻을 나타낸다.

‘見危致命, 見得思義’는 ‘憲問(헌문)’에서 공자가 ‘見利思義, 見危授命’하라고 가르친 것과 맥을 같이한다. ‘祭思敬’은 ‘八佾(팔일)’의 ‘祭如在, 祭神如神在’와 뜻이 통한다. 즉, 공자는 선조를 제사지낼 때 선조가 여기에 있는 듯이 공경을 다했고 신을 제사지낼 때 신이 눈앞에 있는 듯이 경건했다고 했는데 그런 자세를 취하라고 한 것이다. ‘喪思哀’는 ‘八佾’에서 공자가 ‘喪與其易也寧戚(상여기이야영척)’하라고 했던 가르침을 이었다. 공자는 상례를 치를 때 형식적으로 잘 치르기보다는 진정으로 슬퍼하는 마음을 지녀야 한다고 했는데, 자장은 그 가르침을 이은 것이다.

주자는 위의 네 가지가 선비로서 몸을 세우는 큰 節目(절목)이라고 했다. 사회문화가 바뀌어 네 절목이 그리 큰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고 여길지 모른다. 특히 제사와 상례는 형식이 많이 달라졌다. 하지만 이 장에서 강조한 정신태도는 오늘날에도 존중해야 한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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