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위풍당당’ ‘깜찍’ 호랑이 기운을 받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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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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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잡귀를 물리치는 신통력을 지닌 영물로 여겼다. 한반도의 지형적 형태와 기상에 빗대기도 한다. 지혜와 의로움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바로 호랑이다. 올해는 호랑이의 해인 경인년. 새해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연초부터 호랑이 그림전이 풍성하다. 그중에서 서울 종로구 관훈동 우림화랑에서 열리는 ‘佳家好虎(가가호호)-호랑이 宴歌(연가)전은 전통회화와 현대미술 속 호랑이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전시제목은 ’집집마다 호랑이의 좋은 기운으로 아름답고 행복한 기운이 가득하길 기원한다‘는 뜻이다. 전시는 고서화와 민화 12점, 현대작가 12명이 호랑이를 소재로 제작한 회화와 조각 37점을 선보인다. 우렁차게 포효하는 맹호부터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살가운 호랑이까지 다양하다.

전통 회화 속의 호랑이 작품에는 민화 5점이 포함돼 있는데 흰색 털과 검은 색 반점이 어우러진 조선시대 ‘백호도’가 주목된다. 20세기 초 ‘호랑이 작가’로 명성을 얻은 개성 출신 황종하의 작품 4점도 나왔다. 근대 화가의 호랑이 그림들도 흥미롭다. 고암 이응노가 그린 호랑이는 부리부리한 시선으로 관객을 압도한다. 내고 박생광의 작품으로는 힘찬 필선과 강렬한 원색이 어우러진 호랑이, 수묵으로 그린 호랑이 그림을 만날 수 있다. 민화의 단골 소재였던 까치와 함께 자리잡은 호랑이는 운보 김기창의 작품.

현대작가 중 화가 이두식 씨의 호랑이는 위풍당당하다. 시원한 필치로 백호와 황호를 겹진 듯한 입체적 느낌의 작품을 선보였다. 제주도에 살고 있는 이왈종 씨는 섬에서 도약하는 백호를 통해 한국인의 기상을 상징했다.

유머와 재치를 담아 호랑이를 표현한 회화와 조각은 웃음을 자아낸다. 샤워하고 줄타는 호랑이(안윤모), 돼지 등에 올라탄 호랑이(최석운), 아이와 한몸이 된 귀여운 호랑이(박형진). 다정하게 미소 짓는 호랑이(김난영) 등. 김성복, 한진섭 씨의 호랑이 돌 조각, 노준 씨의 오브제도 볼거리다. 전시는 2월 26일까지. 02-733-3788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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