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학의 현대적 의미 되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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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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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학박물관 23일 남양주 다산 생가 옆 개관

18세기의 휴대용 천체관측기구 아스트롤라베. 사진 제공 실학박물관
18세기의 휴대용 천체관측기구 아스트롤라베. 사진 제공 실학박물관
국내 실학 연구와 관련 유물 전시의 중심이 될 실학박물관이 23일 문을 연다.

실학박물관은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다산 정약용(1762∼1836)의 생가 바로 옆에 자리 잡았다. 경기문화재단이 2006년 5월 착공해 3년여 만에 완공한 이 박물관은 대지 면적 4075m², 연면적 2993m², 지상 2층 규모에 4개의 전시실과 세미나실을 갖췄다. 소장 유물은 1000여 점.

‘실학의 형성’이란 이름이 붙은 1전시실은 조선의 양난(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 전래된 서양문물로 꾸며졌다. 17세기 영국에서 제작된 망원경인 천리경과 자명종 등을 볼 수 있다.

2전시실 ‘실학의 전개’는 이익(1681∼1763)의 ‘성호사설’, 정약용의 ‘목민심서’, 박제가(1750∼1805)의 초상 등 학자들의 서적과 유물을 선보인다. 3전시실은 실학의 자연과학적인 면을 부각한 ‘천문과 지리’. 박규수(1807∼1877)가 제작한 태양 관측 도구인 간평의, 김정호(?∼1866)의 대동여지도 목판 등을 전시한다.

개관 기념 특별전에는 실학의 원류로 평가받는 조선 효종 때 영의정 김육(1580∼1658)과 관련한 유물을 전시한다. 그는 대동법을 시행해 상업을 발전시켰고 수레, 수차의 도입으로 농업기술을 개선했다. 그의 초상과 문중인 청풍 김씨 족보 등을 전시한다.

전시품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것은 실학자 유금(1741∼1788)이 제작한 아스트롤라베. 아스트롤라베는 별의 위치와 시간, 경도, 위도를 관측하는 휴대용 천문기구로 원래 고대 이후 아라비아에서 제작했다. 유금의 아스트롤라베는 동아시아에서 처음 제작된 것으로 1930년 일본에 유출됐다가 2007년 과학사학자인 전상운 전 상명여대 총장이 구입해 국내로 들여왔다.

안병직 박물관장(경제사)은 “오늘날 학계가 서양 이론을 비판 없이 받아들여 한국사회를 재단하고 있다”며 “실학박물관은 외래문물을 자기 것으로 소화한 실학의 현대적 의미를 되새겨보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박물관은 23일 오전 11시 개관식 때 실학의 의미를 부각하기 위해 조선 총통과 일본 조총을 복제해 시험 발사하는 행사를 마련한다. 2006년 기공식 때는 정약용이 수원 화성을 건설할 때 사용한 거중기로 첫 삽을 떴다. 연중무휴, 무료 관람. 031-579-6000

남양주=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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