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속 싹틔운 ‘수도자 요람’ 가톨릭 성베네딕도회 100돌

  • 입력 2009년 8월 28일 03시 00분


1909 ▶▶▶ 2009 가톨릭 성베네딕도회 한국진출 100돌
“하느님께 저를 맡깁니다”박해속 싹틔운 ‘수도자 요람’

천주교 수도자들의 도량인 경북 칠곡의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이 올해 한국 진출 100주년을 맞아 9월 19∼25일을 100주년 행사주간으로 정하고 축하미사, 강연회와 심포지엄, 겸재 정선 그림 전시 등 다양한 기념행사를 마련한다.

수도원의 역사는 19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교구장 뮈텔 대주교의 요청으로 독일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에서 파견된 2명의 수도자가 인천에 도착해 그해 12월 서울 백동(현재 혜화동)에 수도원을 세웠다.

교육, 의료, 출판 등의 활동을 펼치던 백동수도원은 1927년 함경남도 원산시 부근의 덕원으로 옮겼다. 당시 덕원수도원은 신학교를 운영했는데 고 지학순 주교, 김남수 주교, 윤공희 대주교 등이 이 학교 출신이다.

덕원수도원은 1949년 5월 공산당에 의해 강제 폐쇄됐다. 수도자들은 체포, 구금되거나 옥사했고 일부는 본국으로 송환됐다. 이때 살아남은 한국인 수도자들이 월남해 1952년 6월 다시 수도 생활을 시작한 곳이 왜관수도원이다.

왜관수도원은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9월 19∼25일을 행사주간으로 정했다. 9월 25일 정진석 추기경이 주례하는 기념미사에는 각국 수도원에서 온 축하사절을 비롯한 국내외 천주교 고위 성직자 6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세계적 영성가인 독일 뮌스터슈바르작 수도원의 안셀름 그륀 신부를 초청해 서울, 왜관, 부산에서 4차례에 걸쳐 순회강연을 갖는다. 9월 11, 12일에는 한국교회사연구소와 함께 한국 베네딕도회의 역사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연다.

또 수도원이 소장하고 있는 겸재 정선의 화첩도 20∼25일 일반에 전시한다. 이 화첩은 독일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의 노르베르트 베버 대수도원장이 1925년 한국을 방문했다가 수집한 것으로, 2005년 영구 임대 방식으로 한국에 반환돼 왜관수도원이 보관해왔다.

왜관수도원 30일 새성전 봉헌
겸재 화첩展등 다양한 행사

화첩에는 금강산 구룡폭포를 담은 ‘구룡폭(九龍瀑)’ 등 21점이 수록돼 있다. 10월 13일부터는 국립중앙박물관의 겸재 정선 특별전에 대여돼 서울 관람객들도 만날 수 있다. 이에 앞서 이달 30일엔 2년 전 화재로 소실된 본성당과 수도원 건물 일부를 재건축해 봉헌식을 갖는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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