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禪에 앞서 부처님 말씀 제대로 배워야”

  • 입력 2009년 6월 9일 02시 54분


연합뉴스
팔리어경전 번역 전재성 박사, 열반경지 다룬 ‘우다나…’ 펴내

“쇠망치로 쳐서 튕겨 나와 반짝이는 불꽃이 차츰 사라져가니, 행방을 알 수 없는 것과 같이, 이처럼 올바로 해탈한 님, 감각적 쾌락의 속박의 거센 흐름을 건넌 님….”

석가모니 부처는 제자 답바의 열반을 이렇게 표현했다.

부처 당시에 사용하던 언어로 기록한 팔리어 경전을 1989년부터 20년간 우리글로 옮겨온 전재성 한국팔리성전협회장(56·사진)이 최근 부처의 궁극적 깨달음과 열반에 대한 시구와 인연담을 모은 ‘우다나-감흥어린 시구’를 펴냈다. 우다나는 ‘숨을 내쉬다’ ‘발언하다’는 동사에서 유래한 것으로 순간적으로 터져 나오는 부처의 감흥이 담긴 신성한 말을 가리킨다.

그는 8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식당에서 간담회를 열고 “우다나 경전의 원전 번역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한문이나 일본어로 번역한 우다나 경전을 우리글로 번역하면 의미가 바뀌기 쉽다”고 말했다. 이 책은 1부에서 우다나의 80개 경(經)을, 2부에서 각종 주석을 포함한 ‘우다나의석’을 소개하고 있고 총 600쪽에 이른다.

“20년 전 팔리어 원전 번역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국내 불교계에서는 남방 소승불교의 경전을 공부하는 것을 ‘외도’처럼 여기는 시선이 많았습니다. 팔리어는 우리말과 같은 표음 문자이기 때문에 한자로 번역하는 것과 달리 의미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그는 ‘쌍윳타니카야 전집’ ‘숫파니파타’ ‘법구경-담마파다’ ‘맛지마니카야 전집’ ‘앙굿타라니카야 전집’ 등 30권의 팔리어 경전을 번역했다.

“달마 대사가 면벽에 들어간 것은 사실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공부를 마쳤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의 말 자체를 제대로 배우지 않으면서 선(禪)만을 강조하는 풍토는 바뀌어야 합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