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630>動容貌에 斯遠暴慢矣며 正顔色에 斯近信矣…

  • 입력 2009년 3월 26일 02시 58분


曾子(증자)가 위독하자 魯(노)나라 가신 孟敬子(맹경자)가 위문을 왔다. 증자는 군자가 귀하게 여겨 지켜야 할 세 가지를 善言(선언)으로 남겼다. ‘논어’ 泰伯(태백)편에 나오는 이 가르침을 三貴(삼귀)라고 부른다.

세 개의 구가 거의 같은 짜임이다. 容貌(용모)는 얼굴만 아니라 온 몸의 태도를 가리킨다. 斯는 조건과 결과의 구를 이어주는 則(즉)과 같다. 暴慢(포만)은 포악하고 거만함을 말한다. 暴는 언해본에서 ‘포’로 읽었다. 정약용은 暴는 급박하고 망령된 행동, 慢은 게으르고 느긋한 행동이라고 보았다. 正顔色(정안색)은 얼굴빛을 엄숙하게 한다는 말이다. 近信(근신)은 信實(신실)에 가깝게 한다는 뜻이다. 辭氣(사기)는 말과 어조를 가리킨다. 鄙倍(비패)는 상스럽고 도리에 어긋남을 말한다. 倍는 背와 같은데, 언해본은 주자(주희)의 音注(음주)를 따라 ‘패’로 읽었다.

三貴는 精一(정일)이나 四勿(사물)과 함께 공부의 실제 방법을 말했다. 精一은 요 임금이 순 임금에게 마음 다잡는 방법에 대해 전해 주었다는 心法(심법)이다. 四勿은 공자가 顔淵(안연)에게 禮에 관해 가르쳐 준 警戒(경계)이다. ‘예기’에서는 足(족) 手(수) 目(목) 口(구) 聲(성) 頭(두) 氣(기) 立(립) 色(색)에서 지녀야 할 자세를 九容(구용)이라고 했다. 발은 무겁게, 손은 공손하게, 눈은 단정하게, 입은 그친 듯하게, 소리는 고요하게, 머리는 곧게, 기운은 엄숙하게, 선 모양은 덕스럽게, 안색은 장중하게 가지라고 했다. 三貴와 九容은 行動擧止(행동거지)를 일일이 檢束(검속)해서 硬直(경직)된 태도를 지으라는 것은 아니다. 자기 성찰의 敬虔(경건)한 자세를 잊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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