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쓰고 파고들고 판소리 책 2권 나와

  • 입력 2009년 2월 3일 02시 58분


《판소리에는 우리네 삶과 애환이 풍자와 해학으로 버무려져 있다. 소리꾼이 뽑아내는 구성진 가락에 ‘얼씨구’ 추임새 넣고, 재담과 익살에 배꼽 잡고 웃으면서 힘든 세상살이를 이겨냈다. 신명나는 판소리 세상으로 초대하는 책 두 권이 나왔다.》

■ 844쪽 주석서 펴낸 최동현 교수

“1967년 동아방송서 완창

‘동초’ 다섯바탕 풀어냈죠”

동초 김연수(1907∼1974) 명창이 부른 판소리 다섯바탕 전곡의 사설을 풀고 주석을 붙이는 방대한 작업이 완성됐다.

최동현(판소리학회 회장·사진) 군산대 교수는 동아방송이 녹음한 ‘동초제 판소리’를 일일이 기록하고 주석을 붙인 844쪽짜리 ‘김연수 완창 판소리 다섯바탕 사설집’(민속원)을 냈다. 여기에 나오는 ‘춘향가’는 4056개, ‘심청가’는 3020개, ‘수궁가’는 2736개, ‘적벽가’는 2209개, ‘흥부가’는 2822개의 주석이 붙어 있다.

“주석이 있어야 판소리 사설이 무슨 뜻인지 제대로 알 수 있습니다. 판소리 언어 자체가 옛것이기 때문에 사전에도 없는 단어가 많습니다. 전문가를 수소문해 묻거나 전문분야의 고서를 뒤졌습니다. ‘수궁가’에서 용왕이 치료받는 대목엔 낯선 한의학 용어가 많아 한 달 가까이 붙들고 있었습니다.”

이 사설집의 기원은 196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아방송이 동초의 완창으로 흥부가 춘향가 수궁가 심청가 적벽가의 녹음 방송을 기획해 ‘판소리 한마당’이라는 타이틀로 하루 10분씩 140여 회에 걸쳐 내보냈다.

동초 명창은 1962년 초대 국립국극단(현 국립창극단) 단장을 맡아 판소리의 창극화를 이끌었으며 동아방송이 방송한 동초제 판소리는 동편제 서편제 중고제 등 1930년대 여러 유파 명창의 소리 중 좋은 것을 뽑아 짠 소리제다.

이 녹음테이프는 2007년 동초 탄생 100주년에 부활했다. 동아일보 자료실에 보관돼 있던 26시간분량의 릴 테이프를 신나라레코드가 CD 24장으로 발매한 것. 최 교수는 당시 CD 복각작업에 참여하면서 동초제 판소리 사설집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요즘 젊은이들은 우리 것, 전통이라면 촌스럽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리꾼을 만나서 판소리를 직접 들어보면 이렇게 재밌는 줄 몰랐다고 할 텐데….”

동초 춘향가는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연극학과 김아정 교수가 영어로 번역할 예정이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 통설 반박 연구서 낸 배연형 박사

“판소리 기원은 경기-충청

200년 걸쳐 南道로 이동”

걱퓬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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