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작고작가 및 생존작가 베스트 5

  • 입력 2009년 1월 16일 14시 05분


고 최욱경 화백의 작품 ‘학동마을’이 그림로비에 사용됐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미술시장에서의 작품가격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학동마을’은 3천만~5천만원대의 가격으로 알려져 있다. 정작 그림의 소유주는 이 그림의 가격이 그렇게 높을지 몰랐다는 말도 들린다. 국내 주요 작가들의 작품가격은 어느 정도일까.

지난해 국내 경매시장에서 작고작가 중에서는 이중섭 박수근 안중근 유영국 김환기 장욱진, 생존작가 중에서는 이우환 천경자 김흥수 오치균 고영훈 화백의 작품이 각각 '베스트 5’를 형성 한 것으로 조사됐다.<표 참조>

서울옥션이 실시한 지난해 경매에서 이중섭의 ‘새와 애들’과 박수근의 ‘나무와 두 여인’이 15억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다. 전문작가가 아니었던 독립투사 안중근 의사의 옥중 휘호가 5억5천만원에 낙찰되면서 지난해 작고인물들의 작품 경매 낙찰가 중 3위권을 형성했다. 안의사의 작품 ‘인무원려필유근우(人無遠慮必有近憂·사람이 멀리 내다보고 준비하지 않으면 반드시 가까운 시일에 우환이 생긴다)’는 그동안 안의사의 다른 옥중휘호(추정가 2억원 이상)보다 높은 가격에 팔렸다.

생존작가 중에서는 재일 추상화가 이우환씨의 ‘점으로부터’가 9억원을 기록했다. 천경자의 ‘여인’은 5억원, 김흥수의 ‘무제’가 4억1천만원, 오치균의 ‘퍼스트 애비뉴’는 3억4천만원, 고영훈의 ‘스톤북’은 1억6500만원에 낙찰됐다.

2008년 이전에는 박수근의 ‘빨래터’가 45억2천만원, 김환기의 ‘꽃과 항아리’가 30억5천만원에 낙찰된 적이 있다.

미술시장은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최대 호황을 누렸다. 이 때 시장을 주도했던 것은 동양화였다. 소정 변관식, 심산 노수현, 의재 허백련, 청전 이상범, 심향 박승무, 이당 김은호 등 ‘6대가’의 작품이 인기를 끌었다. 여기에 운보 김기창, 월전 장우성 등도 주목을 받았다.

최근 미술시장은 동양화가 주춤하는 사이 서양화가 붐을 이루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195,60년대까지 활동했던 이른 바 ‘근대작가’들의 작품이 최고가 및 주요 판매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미술관의 한 큐레이터는 “근대 미술사에 대한 학문적 성과가 작품이해를 뒷받침하면서 시장에서 이들 작가들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표작가로는 박수근 김환기 이중섭 장욱진 등이 꼽힌다. 이 같은 분위기속에서 서울 덕수궁미술관에서는 ‘한국근대미술걸작선’을 열고 있다.

인사동의 메이저화랑 중 하나인 노화랑의 노승진 대표는 “미술사에 남을 만한 작품성을 인정받고 성격이 분명하며 꾸준하게 작품활동을 한 근대작가들의 작품이 최근 시장에서 주축을 이루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노대표는 “박수근의 작품은 1950년대 작품이냐 60년대 작품이냐에 따라 시장가격이 다르다. 60년대 작품이 좀 더 고유의 질감이 살아있다는 평과 함께 조금 더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이중섭의 경우 소재에 따라 고객들의 기호가 다르다는 것. 이중섭의 작품은 소, 아이, 풍경 등으로 소재가 나뉘는데 소 시리즈가 가장 인기가 높다는 것.

한국미술에서는 작품의 크기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이른바 ‘호가’라는 것이 있었다. 캔버스의 기준 단위인 ‘호(가로 22.7cm, 세로 17.8cm, 약 엽서 두배 정도)’에 따라 가격이 정해지는 것이다. 작품이 클 수록 비싸지는 경향이 있었다. 작고 작가들의 작품에는 아직도 호가의 관행이 남아있다. 그러나 젊은 작가들의 경우 100호를 기준으로 해서 80호는 100호의 90%, 60호는 70% 정도의 가격을 받는 경우가 있다고 노대표는 전했다.

한편 미술시장은 2,3년 전 호황을 맞았으나 최근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다시 위축되고 있다. 최욱경 화백의 그림 로비 시비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애호가들의 미술구입보다는 투자 목적 및 선물용 그림의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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