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순환하는 세계 자본… 美다음은 중국?

  • 입력 2009년 1월 3일 02시 56분


◇장기 20세기/조반니 아리기 지음·백승욱 옮김/656쪽·3만5000원·그린비

“미국 헤게모니의 위기는 이미 1970년대 시작됐다. 동아시아 중심의 세계 사회가 10여 년 전보다 더 큰 가능성을 가지고 등장하고 있다.”

미 존스홉킨스대 사회학과 교수이자 대표적인 세계체제론의 석학인 저자는 자본이 어느 부문에 집중 투자되는지를 중심으로 세계 헤게모니 변화를 분석한다.

저자는 자본주의가 등장한 이후 헤게모니를 쥐었던 세력을 넷으로 구분한다. 15세기 제노바 상권에서 16∼18세기 네덜란드, 19세기 영국, 19세기 말 이후 미국으로 헤게모니가 이동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한 세력이 헤게모니를 쥐었다가 세력이 약화돼 다른 세력에 넘어가는 것을 자본 투자의 변화를 중심으로 분석한다. 체제 내부에서 기계·설비 등 실물 부문 투자가 증가하는 성장 국면이 있고 이런 투자가 점차 중단되고 금융 부문 투자가 증가하는 쇠락 국면이 있다는 것이다. 1970년대부터 미국이 이미 쇠락의 길을 걸었다고 말하는 것은 금융 부문의 투자만 팽창하기 시작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 중심의 세계체제를 세 국면으로 나눈다. 19세기 말∼20세기 초 영국체제의 쇠락과 미국체제의 등장 국면, 1950년대와 1960년대 미국체제의 성장 국면, 1970년대 이후 쇠락 국면 등이다.

저자는 미국체제가 붕괴한 뒤 헤게모니가 어떻게 변할지 몇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미국이 중심이 되지만 서유럽 국가들과 공동으로 지배하는 세계제국, 동아시아 중심의 체계, 주도적인 세력이 없이 혼돈이 반복되는 상황 등이다.

그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중국이 동아시아와 그 너머 지역에서 미국을 대체해 상업적 팽창과 경제 팽창의 핵심 동력이 되기 시작했다”며 중국의 역량에 주목한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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