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독도 바다속 ‘보물’을 찾아라”

  • 입력 2008년 9월 24일 03시 06분


올해 첫 독도 해양조사가 22일 오후 독도 인근 해상에서 진행됐다. 국립해양조사원 소속 탐사선 ‘해양 2000호’에서 조사연구원들이 수심 750m 지점까지 수온염분연속관측기를 내려뜨리고 있다. 독도=변영욱 기자
올해 첫 독도 해양조사가 22일 오후 독도 인근 해상에서 진행됐다. 국립해양조사원 소속 탐사선 ‘해양 2000호’에서 조사연구원들이 수심 750m 지점까지 수온염분연속관측기를 내려뜨리고 있다. 독도=변영욱 기자
■ 국립해양조사원, 독도 근해 탐사 르포

《22일 오후 5시 경북 울릉군 독도에서 서북쪽으로 11km 떨어진 동해 수역. 국립해양조사원 소속 2500t급 해양조사선인 해양 2000호가 거센 파도를 헤치며 진입했다. 독도 주변 해역의 수온과 염분, 해류 등을 파악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해양조사에 나선 것이다. 동해에서 해상경계활동을 펼치던 해양경찰청 경비함이 해양 2000호를 뒤따르며 엄호했다.》

해양 2000호가 수심 750m 지점으로 해류탐사 장비인 수온염분연속관측기를 내렸다. 10여 분이 지나자 관측기에 부착된 센서가 관측실에 데이터를 송신하기 시작했고 해양 2000호에 승선한 조사원들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독도 해역 표층의 수온은 25.1도, 염분은 32.7psu(염분 측정 단위). 지난해와 비슷했다.

김원경(52) 해수유동팀장이 이번 조사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해저 자원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독도 해양조사는 대한민국의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겁니다. 독도의 해양환경을 분석해 미래에 필요한 해저자원을 개발하고 동시에 해양환경을 보전해야 한다는 말이죠.”

오후 7시, 동해에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다. 멀리 독도에서 불빛이 하나둘 켜졌고 해양 2000호는 독도 인근 수로측량에 들어갔다.

김 팀장이 조사선 중앙 하부에 장착된 최첨단 수심측량장비인 멀티빔음향측심기의 가동을 지시했다. 스위치를 켜자 음향측심기가 해저면을 향해 빔을 쏘기 시작했다.

해저면에 도착한 빔은 다시 측심기로 되돌아와 해저 지형의 높낮이를 파악할 수 있는 신호를 보냈다. 이 신호를 전송받은 관측실 모니터에는 독도 밑 해저 지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자료들이 펼쳐졌다.

자료를 살펴보던 김재근(45) 선장은 “동해 해저에는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으며 특히 독도는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수산자원의 보고이기 때문에 탐사활동을 게을리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해양 2000호는 이날 독도 주변의 해저 지형과 중력 지자기 천부지층 등에 대한 조사도 실시했다.

화산 활동에 따라 생성된 독도는 큰 섬인 동도와 서도, 89개에 이르는 작은 섬과 암초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 때문에 정확한 수로를 지속적으로 측량해야 선박의 안전 운항에 필요한 해도를 제작할 수 있다.

국립해양조사원이 최첨단 장비를 탑재한 해양 2000호를 건조하고 독도 등 우리 해역(37만5000km²)에 대한 종합적인 해양조사를 시작한 것은 1996년. 이후 매년 한 차례씩 각종 해양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해양조사원은 동해 표기 확산 캠페인 등 해양 주권을 수호하고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양환경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공개하는 일도 해오고 있다.

하지만 갈 길은 멀다. 현재 해저 95% 정도를 조사했을 뿐 서남해안에 대한 정밀한 조사를 끝내려면 약 15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옥수(54) 해양과장은 “중국과 일본은 현재 막대한 국가예산과 인력을 투입해 해양 영토와 자원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범국가적인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올해 첫 독도 해양조사가 끝나갈 무렵, 조사원들은 피로도 잊은 채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했다.

“독도 밑 바다에는 축구장 1만 개 면적에 해당하는 광활한 분지가 펼쳐져 있어요. 바다 속으로 들어가면 그 웅장함과 아름다움에 누구나 매료될 수밖에 없지요. 독도, 그래서 우리가 꼭 지켜야 합니다.”

독도=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영대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변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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